코스닥 상장사 이노칩테크놀로지와 신천개발 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노칩의 백기사 역할을 하고 있는 필코전자가 지분을 추가로 늘리며 신천개발과의 지분 격차를 확대하는 등 '점입가경' 형국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필코전자는 전날 이노칩의 주식 155만304주(지분율 10.40%)를 91억여원에 취득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노칩의 최대주주인 필코전자는 총 498만8588주(33.46%)를 보유하게 됐다. 그 동안 단순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필코전자는 이번 주식 취득과 함께 보유 목적을 경영 참여로 바꿨다.
필코전자 관계자는 "직전까지는 이노칩 경영진 측과의 관계가 모호했지만 논의를 거쳐 우호 세력으로서 역할을 확실히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노칩의 우호지분으로 경영권 방어를 위한 백기사 역할을 하겠다는 것. 필코전자는 다음달 30일로 미뤄진 이노칩 주주총회 때 이사 3명에 대한 선임 안건도 상정할 예정이다.
우호 지분과 관련된 의결권 문제로 이노칩 주총은 당초 다음달 2일에서 30일로 연기됐다. 이노칩 관계자는 "자사주 처분량을 필코전자 측이 장외에서 평균 단가 5871원에 매수했다"며 "의결권 추가 확보 문제 등으로 주총을 연기했다"고 말했다.
필코전자의 이번 지분 확대로 이노칩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 지분율은 현재 45%에 육박한 반면 신천개발 측은 특수ㆍ특별관계인 지분을 합쳐 30%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개인 주주 등 추가적으로 의결권 확보를 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지만 경영권 방어에는 성공할 것이란 게 이노칩 측의 입장이다.
이노칩 관계자는 "주총을 통해 경영권 방어가 가능하리라 보고 있다"며 "우호 세력 지분으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기 때문에 의결권을 추가 확보하는 등의 방침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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