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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은행 몰락에 헤지펀드 웃었다

투자은행이 몰락하는 사이 헤지펀드들이 활짝 웃었다.

금융 위기로 인해 투자은행들이 사실상 물러나면서 헤지펀드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 보도했다.

주된 요인은 과거 경쟁력 있는 투자은행들이 추구하던 자기거래(proprietary trading) 기회가 고스란히 헤지펀드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자기거래란 금융사가 고객들의 돈으로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금으로 투자해 수익을 챙기는 경우를 뜻한다.

최근 10년간의 호황으로 많은 은행들은 자기거래의 영역을 넓히며 한때 헤지펀드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헤지펀드는 대형 금융사의 투자은행 사업부문과 경쟁을 해야 했고, 이 때문에 자금조달 등이 어려워지며 불만이 높았다.

오지프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다니엘 오 대표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시장에서의 경쟁이 줄어들고 있으며 자금 조달도 비교적 쉬워졌다고 밝혔다. 그는 "은행의 자기거래 부문은 그다지 활성화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가지 예로 약 2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 오지프의 한 주력펀드는 지난해 15.9%의 손실을 기록한 뒤 올해 3월까지 4.4%의 수익을 기록하며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30억달러의 자산을 관리하고있는 투러지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폴 투러지 대표는 현 상황이 헤지펀드 업계 초기의 몇년 동안 소규모의 업체들이 아비트리지(무위험거래)를 노리던 때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투기성 자본이 줄어들었다는 것이 현 상황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오지프 캐피털의 오 대표는 특히 은행들의 사업 축소로 인해 헤지펀드의 인재 영입기회가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 각국의 인재들로부터 걸려오는 전화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업계는 최근 고객들의 환매에 따른 자금유출로 고통받고 있다. 헤지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1분기에 약 1030억달러를 환매했다. 이는 전체 헤지펀드 자산규모의 7.3%에 이르며, 지난해 4분기의 환매 총액인 1520억달러보다는 적은 규모다.

뱅크오브뉴욕멜론과 케이시 쿼크가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환매액은 향후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2013년말까지 헤지펀드 자산규모는 2조6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글로벌 헤지펀드 자산규모의 두배 수준에 이르는 것이다.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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