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정부가 12일 오후 수도 방콕 등지에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태국 정국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빠져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태국 정부가 격렬한 반정부 시위 확산으로 인해 방콕과 그 주변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보도했다.
비상사태가 선포된 지역은 방콕과 논차부리, 사뭇 프라칸, 파툼타니, 나콘파톰, 아유타야 등 주변 5개 주다.
비상사태 선포된 이들 지역에서는 총리가 질서 유지를 위해 군 및 경찰을 동원할 수 있으며 집회 금지를 비롯한 시민의 기본권 일부를 제한할 수 있다.
아파싯 웨차치와 총리는 이날 국영TV에 출연해 "이는 반정부 시위 사태로 인한 혼란에서 벗어나 빠른 시일 내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총리는 질서 유지의 책임과 권한을 수텝 타욱수반 안보담당 부총리에 일임했다.
한편 '독재저항 민주주의 연합전선'(UDD)이 이끄는 반정부 시위대 수백 명은 비상사태가 선포된 직후 내무부 청사로 몰려가 총리의 차량을 부수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수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째 정부 청사 앞에서 농성을 벌였던 UDD 시위대 수백명은 내무부 청사로 이동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청사를 떠나려던 아피싯 총리의 차량을 공격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들 시위대가 총리 차량 유리창을 쇠붙이와 화분 등으로 부쉈고 이에 경비경찰이 하늘에 대고 경고사격을 했다. 시위대는 경고사격을 한 경비를 폭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 서너 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급리 자리를 피한 아피싯 총리와 수텝 부총리는 봉면을 면했다고 전했다.
태국의 반정부 시위대는 11일 태국 휴양지 파타야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장을 습격해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일정을 전면 무산시켰다. 이로 인해 아세안 정상회담은 개막 하루 만에 취소됐으며 회의에 참석차 방문한 아시아 15개국 정상들은 이날 모두 조기 귀국했다.
이날 오전 태국 경찰은 회의장에 난입한 시위 주동자 아리사문 퐁루엥롱을 체포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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