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 '약육강식(弱肉强食)' 정글의 법칙을 당연시하는 강자의 논리가 부각되고 있다.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매물이 많이 나오자 자금여력이 충분한 기업은 이 때다 싶어 사업목적 확대를 위해 관심 기업 지분을 사들이고 현금확보가 절실한 기업은 적자 계열사 정리 및 투자금 회수에 나서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들어서만 15개 기업이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을 했다. 또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처분결정을 내린 기업은 지난달 11개에 이어 이달에도 3개가 추가됐다.
국일제지는 전날 특수지 시장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제지사업을 하는 케이지피주식회사의 지분 38.93%(426만423주)를 65억원에 인수했다.
또 피혁 제조업체 텍슨은 사업목적에 줄기세포 사업을 추가한 가운데 제대혈 및 줄기세포 치료 사업을 하는 히스토스템 주식 5.8%(85만주)를 취득했다. 지분취득을 통해 신규사업 진출 및 경영효율성 증대를 꾀하기 위해서다. 단성일렉트론은 신규사업 진출을 통한 사업다각화 및 매출 증대를 위해 태양광 발전 회사인 한국디에스솔라의 지분 100%(5만주)를 취득하기도 했다.
반면 아즈텍WB는 투자금액회수를 위해 지난 2007년도 9월에 투자했던 전기회로 개폐, 보호 및 접속 장치 제조업체인 파워로직스의 지분 10.47%(137만주)를 전량 매각했다. 아즈텍WB는 3명의 투자자에게 주식을 양도하면서 계약과 동시에 매매대금 전액 120억원을 수령한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기업들이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처분 결정을 내리게된 이유로 가장 많이 든 것은 재무구조 개선이었다. 적자기업이나 주요사업과 관련성이 없는 계열사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현금 유동성을 늘리고 핵심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에서다.
화인텍은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효율화를 외치며 계열회사 화인텍센추리 주식 280만주를 내다 팔았고 코미코는 핵심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명분으로 반도체 장비제조업체 퓨전에이드 주식 31만9947주를 10일에 처분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기업들간의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처분 결정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재무구조가 악화된 기업들이 현금 확보 차원에서 수익이 좋지 않은 계열사를 정리하는게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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