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노조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올 들어 NCC, 영진약품, 승일실업, 진해택시, 그랜드힐튼호텔 노조가 잇달아 민주노총을 탈퇴한데 이어,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 인천지하철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3개 공공노조 또한 일제히 대의원 대회나 조합원 투표를 통해 민주노총 탈퇴를 추진키로 한 것.
7일 노동계에 따르면,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조는 9~10일 임시 대의원 대회를 열어 ‘민주노총 소속’이라고 명시된 상급단체 조항을 삭제하고 ‘연합단체 등에 가입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하는 내용의 규약 개정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도시철도공사 노조는 규약이 개정되면 다음 달 총회를 소집해 민주노총 탈퇴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다는 계획.
조합원 수 5840명의 도시철도공사 노조는 과거 민주노총 내의 대표적인 강경 노조였던 만큼 민주노총 탈퇴가 확정될 경우 적잖은 반향이 일 전망이다.
또 지난달 조합원 투표에서 과반을 얻고도 민주노총 탈퇴안이 부결된 인천지하철 노조(위원장 이성희, 조합원 수 815명) 역시 같은 날 재투표를 실시한다.
이와 관련, 인천지하철 노조는 “‘조합원 과반수 투표와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돼 있던 투표 가결 요건을 ‘조합원 과반수 투표 및 과반수 찬성’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인천공항공사 노조(위원장 강용규, 조합원 수 760여명)도 같은 시기 조합원 투표를 통해 민주노총 탈퇴와 함께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가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공공부문 노조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정치투쟁 일변도의 민주노총에서 벗어나 공공부문 노조 간에 교섭 위주의 연합체를 만들자’는 공감대가 형성된데 따른 것.
실제 도시철도공사의 노조의 하원준 위원장은 정연수 서울지하철(1~4호선) 노조 위원장과 함께 ‘제3노총’ 운동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런 가운데 한국노총(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최근 조직 혁신 및 확대 사업을 통해 이들 민주노총 탈퇴 노조를 끌어안기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지난달 26일엔 2년 전 민주노총을 탈퇴했던 세아제강이 대기업 노조로는 처음으로 한국노총으로 소속을 옮긴 바 있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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