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에 가면, 버들치도 있고, 갈매기도 있고…'
청계천에 버들치가 부쩍 늘었다. 물길을 따라 서해안 괭이갈매기도 날아든다. 도심 한복판을 점령한 버들치와 갈매기.
버들치는 최소 2급수, 주로 1급수에 서식하는 깐깐한 물고기다. 이런 버들치가 북적인다는 건 그만큼 청계천 물이 깨끗하다는 얘기다. 먹잇감이 풍성하니 갈매기라고 찾지 않을 수 없다.
서울시시설관리공단 청계천관리팀에서 생태 관리를 담당하는 이용민 과장은 "2005년 처음 복원된 직후 4종에 불과했던 물고기 종 수가 2008년 말 기준으로 6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현재 청계천에는 버들치를 필두로 밀어, 참갈겨니, 잉어, 참붕어 등 물고기 25종이 자리를 잡았다. 대부분 환경이 좋은 청계천을 찾아 이사온 경우다.
이 과장은 "잉어나 참붕어 등은 4~5월이 되면 산란 장소를 찾아 중랑천을 떠나 청계천을 찾아온다"며 "다른 종들 중에는 산속 계곡을 박차고 온 경우도 많은데, 이는 그만큼 청계천 수질이 훌륭하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pos="L";$title="";$txt="";$size="200,150,0";$no="2009032710414556581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물고기 유입을 반기는 건 이 과장 뿐이 아니다. 먹이를 찾아 여기저기 떠도는 새들에게 청계천은 그야말로 '물 좋은' 동네다.
이 과장은 "복원 전에 이쪽에 서식하는 새가 6종이었는데 지난해 말에 36종이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2005년 이후 청계천에 터를 잡은 새는 청둥오리, 넓적부리오리 등 주로 오리류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서해안 괭이갈매기, 깝짝도요새 등이 합류했다. 이들은 왜 도심 복판으로 날아든 걸까? 이 과장은 "먹이가 많아서 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새들은 기본적으로 먹이환경이 좋은 곳을 찾는데, 청계천 수질이 좋아 물고기가 많아지니 새들이 모여드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뿌듯해했다.
모든 새가 중요하지만, 괭이갈매기의 등장은 특기할 만하다. 이 과장은 "괭이갈매기는 서해안에서 한강 줄기를 타고 여기까지 날아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 뒤 "청계천이 생태 연결통로 역할을 담당한다는 의미로 매우 중요한 현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pos="C";$title="";$txt="";$size="400,266,0";$no="2009032710414556581_2.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뜨거운 찬반 논란 속에 어렵사리 복원된 서울의 작은 젖줄 청계천. 수질과 생태 환경에 대한 우려는 버들치와 괭이갈매기의 등장에 완전히 날아가버렸다.
이 과장은 "청계천 복원의 진짜 의미는 예전의 좋았던 생태 환경을 되살려 동식물이 서식하기 좋은 자연하천 상태로 복구하는 데 있다"며 "청계천을 찾는 물고기와 새들은 청계천 복원의 궁극적 성과를 상징한다"고 분석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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