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50만원 상품권 200장 총 1억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구속된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박 회장에게 이를 돌려주려 했으나 결국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에 따르면 박 회장은 2004년 12월 국세청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새 청장에 사돈관계인 김정복 전 서울중부국세청장을 앉히기로 마음먹고 박 전 수석 부부와 김 전 중부청장 부부와 함께 저녁 식사 자리를 마련했다.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국세청장 후보 인사 검증에 편의를 봐 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박 전 수석에게 그 자리에서 50만원 백화점 상품권 200장을 건넸다.
박 전 수석은 다음날 부인에게 "정중하게 상품권을 되돌려 주라"고 했으나 결국 돌려줄 기회를 잡지 못했고, 2개월 뒤 교육부총리 인사 파문으로 민정수석에서 물러나자 1억원을 돌려주기 위해 은행에서 1억원의 수표를 찾기도 했다.
이후 두 차례에 걸쳐 박 회장에게 돈을 돌려주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결국 돈을 돌려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받은 돈을 돌려주려고 했던 것은 정상을 참작할 만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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