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월중 20억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이하 외평채) 발행에 나선다. 이번 규모는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8년 40억달러를 발행한 이후 10년여만에 최대 규모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국제 금융시장 악화로 외평채 발행에 실패한 이후 반년만의 재도전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4일 외평채 발행을 주관할 투자은행(IB) 6곳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주관사는 골드만삭스ㆍ도이체방크ㆍ메릴린치ㆍ씨티ㆍ크레디트스위스 등 외국계 5곳과 함께 국내사로는 삼성증권이 유일하게 선정됐다. 발행주관사 선정이 완료되면서 늦어도 내달 중순이면 외평채 발행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관심을 모으는 발행 규모는 20억달러로 잠정 확정됐다. 발행작업에 참여한 복수의 금융권 관계자들은 "이번 발행은 약 20억달러 규모로 내달 초 발행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1998년 40억달러를 발행한 이후 2003년부터 2006년까지 해마다 10억달러씩 발행했다.
최대 관건은 발행 금리. 지난해 외평채 발행을 위한 로드쇼를 나갔다 실패한 직접적 이유도 투자자들이 요구한 고금리였다. 이번 발행 금리는 400bp대 후반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실패 당시 정부는 금리는 리보에 200bp 이하였지만, 기준이 되는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여전히 300bp 후반대를 기록중인 점을 감안하면 최소 400bp는 웃돌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400bp 후반이면 성공적인 발행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20억달러외에도 연내 2~3차례에 걸쳐 추가 발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외화표시 외평채 발행한도가 60억달러인 만큼 시장상황을 지켜보며 추가 발행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발행 주관사 선정과정에서 총 6곳의 주관사 중 1곳만 국내사로 선정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외평채는 투자자가 제한적이어서 국내 IB들도 충분히 소화할수 있다"며 "해외 IB들에 집중적으로 업무를 위탁하는 것은 국내 IB육성이라는 정부 방침에도 역행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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