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이완구 충남도지사의 13년 우정에 금이 가고 있다.
지난해 수도권 규제완화를 놓고 논쟁을 벌였던 김문수 경기지사와 이완구 충남지사가 이번엔 세종시(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놓고 정면으로 격돌하면서 경기·충남의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는 것이다.
충남도는 김 지사의 “세종시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는 발언에 강력한 항의 표시로 24일 경기도청에서 열기로 했던 안면도국제꽃박람회와 경기도 세계도자비엔날레 성공 개최 협약식의 무기연기 방침을 통보했다.
김 지사는 23일 충남도의 협약식 무기연기 방침 통보에 또다시 포문을 열었다.
김지사는 이날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사단법인 ‘4월회(회장 유세희)’ 초청 특강에서 “두 집 살림 살아서 잘 되는 집을 못 봤다”며 행정복합도시로의 행정기관 이전에 재차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를 놓고 충청권에서는 김 지사의 발언에 대해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완구 충남지사도 “권한도, 자격도 없는 사람이 시도 때도 없이 끼어드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며 “김지사가 국민을 혼란에 빠트리고 정부를 불신시키고 있다”고 항의했다.
이와 관련 충남도는 25일 대전시장과 충남ㆍ북지사 및 시ㆍ도의회 의장 등과 조찬회동을 갖고 앞으로의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 지사는 앞서 지난 19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한국공학한림원 주최로 열린 코리아리더스포럼에 참석, “과천의 정부종합청사를 지방, 행복도시로 가져간다는데 그러면 행복한가”라며 행복도시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경기도와 충남도가 공동 추진해온 황해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 등 ‘상생 사업’도 파국을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김정수 기자 kj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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