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하늘에 오른 ‘명장의 조리 손길’

박효남 총주방장 獨항공사 ‘스타셰프’ 임명···세계 요리사와 경쟁

"국제적인 감각을 가미한 한식 기내식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최근 한국인 최초로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로부터 '스타 셰프'로 임명된 박효남 밀레니엄 서울 힐튼 호텔 총주방장은 수줍은 표정으로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루프트한자는 지난 2000년부터 기내에서의 더욱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셰프들이 손수 준비한 메뉴를 독일행 국제선의 퍼스트 및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들에게 제공하는 '스타 셰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고의 셰프가 만든 지역적인 특색이 가미된 메뉴를 승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는데 폴 보커스(프랑스), 다니엘 보울러드(뉴욕), 허먼트 오베로이(인도) 등이 스타 셰프로 활약했다.

박 총주방장은 '작은 거인'이라고 불린다. 지독한 가난으로 중학교 졸업 후부터 일해야 했던 그는 자신보다 학력이 높은 선배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피나게 노력했다. 1978년 주방보조로 일했을 때 감자 깎기를 익히기 위해 퇴근길 버스에서나 잠자리에서도 계란을 쥐고 감자 깎는 연습을 반복했던 일화는 지금도 유명하다. 남들보다 2시간 일찍 출근하고, 외국인 주방장과 의사소통이 안되자 피곤한 몸을 끌고 학원으로 달려가 영어를 익힌 '독종'이었다.

이러한 그의 정열은 1983년 밀레니엄 서울 힐튼에 입사한 후 꽃을 피우기 시작해 각종 세계 요리 대회에서 연이어 수상했으며, 1999년 38세의 나이로 업계 최연소 이사에 올랐으다. 2001년에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외국계 체인 호텔 총주방장(상무)에 올랐다.

프랑스요리가 전공이지만 서양 요리를 그대로 답습하는데 그치지 않고 끊임없는 개발과 노력으로 새로운 요리로 승화시켜 세계 미식가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

"배가 부르면 만사가 귀찮아진다. 음식을 만들 때에는 공복 상태여야만 제대로 맛을 볼 수 있다"고 말하는 그는 점심 영업을 마칠 때까지 커피 한 잔 외에는 음식을 일절 입에 대지 않는다. 뛰어난 맛을 내려면 요리에 심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맛이 없다고 말해주는 고객을 싫어하기 보다는 그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 결국 자신의 고객으로 끌어들일 정도란다.

박 총주방장의 요리는 이달부터 자신이 직접 만든 루프트한자 한국-독일 노선의 퍼스트 및 비즈니스 클래스에서 제공하고 있다. 이미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박 총주방장 요리를 맛보기 위해 일부러 루프트한자 항공기를 이용하겠다는 고객들까지 있다고 한다.

그가 제공하는 메뉴는 한식인 비빔밥, 쌈밥과 함께 현미 리조또를 가미한 바닷가재, 송로버섯향을 낸 송아지 안심, 송로버섯과 아몬드 젤리를 올린 거위간 파르페 등이다. 2개월마다 메뉴가 새롭게 바뀐다. 이코노미 클래스의 기내식도 역시 밀레니엄 서울힐튼의 감수를 받기 때문에 결국 루프트한자 고객 모두 박 총주방장의 요리를 즐길 수 있다.

박 총주방장은 "세계 최고의 셰프들이 활동하고 있는 루프트한자의 스타 셰프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 영광"이라면서 "기내에서 제공되는 고급요리를 개발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항상 새로운 도전을 즐기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밀레니엄 서울힐튼 프랑스 식당 시즌즈는 박 총주방장의 스타셰프 선정을 기념해 4월 30일까지 스타셰프 메뉴를 즐길 수 있는 '스타셰프 특선'을 선보인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