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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델 노트북과 싸구려 스타벅스 커피?

불황을 뚫는 글로벌 기업들의 엇갈린 브랜드 전략

경기침체가 브랜드 고유의 색깔까지 바꿔놓았다. 한 푼이 아쉬운 기업들이 그 동안 고수해왔던 브랜드 포지션을 바꿔가며 소비자들의 지갑을 공략하게 된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델 컴퓨터와 스타벅스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럭셔리’로 PC시장의 침체로 돌파하려는 델과 1달러 인스턴트 커피로 고가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스타벅스의 엇갈린 브랜드 전략을 소개했다.

미국 컴퓨터 제조업체 델은 어떻게 보면 ‘촌스러움’의 상징이었다. 델이 채택하고 있는 ‘빌드 투 오더’, 즉 맞춤판매 방식의 세일즈는 이 업체에게 영업상 큰 이익을 안겨다 줬지만 동시에 구질구질한 이미지를 심어줬다. 델 제품은 소니의 글로벌한 이미지와도, 애플의 감각적인 개성과도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델은 17일(현지시간) 노트북 ‘아다모’를 공개하면서 ‘델도 쿨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럭셔리 컨셉의 초경량 노트북 아다모는 일단 비쥬얼적인 측면에서 기존 델 제품과 다르다. 손가락 몇 개로도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작고 얇게 잘 빠진 모습이 애플의 ‘맥북에어’와도 견주어 손색이 없다.

델이 이 같은 도전을 하게 된 것은 전세계 PC시장의 침체와 관련이 깊다. 시장조사전문기관 IDC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세계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8%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이 때문에 델은 전략을 서둘러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노트북 주 소비층인 젊은층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잘 빠진’ 디자인을 내세운 것.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가 딱딱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애플 스토어’를 본 딴 전문매장을 오픈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스타벅스 커피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그 동안 고수해오던 프리미엄 이미지를 버리고 중저가 커피 판매에 혈안이 된 것. 던킨,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 업체가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커피 시장에 침투한 것이 자극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 업체는 1달러 커피, 인스턴트 커피 등을 선보인데 이어 ‘동네 커피숍’이미지 구축에 나섰다.

스타벅스가 지난 주말 오픈한 시애틀 매장에는 기존 ‘스타벅스형 테이블’ 대신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나무 탁자가 있다. 주문도 바리스타가 직접 나서서 받는다. 판매하는 모든 음료의 가격을 적어놓은 기존 안내판과는 달리 일부 고급 커피의 가격만 적어놓았다. 프라푸치노 계열 음료들은 아예 안내판에서 제외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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