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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강호순'이 판친다

어머니 해치고, 어린 자녀 베란다서 밀고..패륜ㆍ엽기 보험범죄 급증

희대의 살인마 강호순의 범죄행각은 보험사기부터 시작됐다. 차량화재를 위장해 보험금을 타내는 수준에서 시작했던 강호순의 보험사기는 인성(人性)을 잃은 연쇄살인으로 치달았다.

특히 검찰은 강호순이 자신의 가게에 불을 질러 부인과 장모를 숨지게 했다는 의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강호순 못지 않은 인면수심의 보험관련 범죄들은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특히 경제난으로 희망을 잃은 일반 서민들까지 보험사기에 가담하면서 보험사기가 청소년부터 노년층과 계층을 가리지 않고 확산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패륜' 보험범죄 늘어
#장애인협회 지구소장 A씨는 정신지체 장애인 K씨를 일용직으로 고용한 뒤 생명보험에 가입하게 하고 교통사고로 위장해 살해하려다 실패하자 술을 먹여 만취상태로 만든 후 차로 치여 숨지게 했다가 지난해 9월 구속됐다.

#중고차 판매상인 D씨는 내연관계인 간호사 H씨를 설득해 부인 C씨에 약물조사를 놓아 살해했다. D씨는 이후 C씨를 노상에 유기하고 다시 자신의 차량으로 치어 교통사고를 가장, 보험금 6억2000만원을 청구했다가 부검 결과 사망원인이 약물중독으로 밝혀져 검거됐다.

#피해자 A씨의 아들 B씨는 자신이 보험 수익자로 지정된 생명보험계약 보험금 3억2000만원을 노리고 친구 C씨와 공모해 A씨를 살해, 도주했다가 검거됐다.

위에 나열한 사례들은 최근 벌어진 보험범죄중 일부다. 심지어 초등학교 입학전의 어린 자녀를 아파트 베란다에서 떨어트려 중상을 입힌 후 보험금을 타내는 인륜을 저버린 사례마저 나타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거액의 보험금을 타낼 목적을 자신의 가족마저 희생양으로 삼는 등 보험사기가 날로 흉악해지고 있다"며 "주변 일가붙이나 가족을 믿지 못한다는 자체가 안타깝기는 하지만 주변인이 소득에 비해 과도한 보험료를 내는 보험에 가입하려고 한다든지 비슷한 종류의 보험을 여러개 가입한다든지 한다면 의심해 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보험사기는 '생계형'과 '기업형'으로 구분되며 최근 양쪽 모두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생계형은 해고, 사업실패 등으로 생활이 어려워진 가족들이 짜고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고의로 사고를 일으키거나 가벼운 질병에도 장기 입원하는 등의 수법으로 보험금을 타내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일례로 최근 보험 설계사 5년 경력의 A씨는 보습학원을 운영하던 중 경영난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자 일가족 전체를 피보험자로 지정해 총 125건에 달하는 보험계약을 맺고 매월 400만원씩의 보험료를 납입, 각종 질병을 핑계로 장기 입원을 반복해 16개 보험사에서 2억9000여만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타냈다가 적발됐다.

기업형은 조직 폭력배 등 일당이 각각 역할을 구분해 일반인을 '먹이감'삼아 보험사기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평택지역의 조직폭력배 일당이 자해공갈단을 결성해 여성운전자, 일방통행로 역주행 차량, 후진차량 등에 대해 고의로 사고를 유발한 후 보험사에서 52회에 걸쳐 3억8000만원을 타냈다가 100여명에 달하는 일당이 검거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실적은 전년보다 금액으로는 24.6%(504억원)가 늘어난 2549억원, 혐의자 기준으로는 32.7%(1만97명)이 증가한 4만1019명에 달했다. 특히 10대의 경우 증가율이 2007년 83.5%, 지난해 62.8%를 기록, 다른 연령대의 평균 증가율 29.0%보다 많게는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같은 적발실적은 실제 발생건수의 10분지1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보험사기 증가는 결국 손해율 상승으로 이어져 고객의 보험료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보험사기 방지는 보험금 누수를 줄여 결국 보험가입자의 혜택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보험사기 예방하려면
가장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는 보험사기는 '자동차 보험'이다. 보험사들은 ▲교통법규 준수 ▲사고발생시 경찰 및 보험사에 신고 ▲차량을 후미진 곳에 방치하지 말 것 ▲차량 수리 전후 견적 확인 등의 주의사항을 꼼꼼히 지킨다면 보험사기를 피해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생명·상해보험의 경우에는 본인이 피보험자로 있는 보험은 반드시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자신이 피보험자로 가입돼 있는 보험계약은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에서 제공하는 '생존자보험계약조회서비스'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보험업계는 보험사기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처벌을 강화하고 수사기관에 이를 전담할 조직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개인의 병력정보를 제한적으로나마 공개해도 보험사기를 최소화 할수 있다는 주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건강보험공단이 감독당국의 질병정보에 대한 확인 요청만 받아줘도 기존 병력 은폐나 허위 입원치료 등을 적발해 보험사기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은 급증하는 보험사기사건 근절을 위해 '보험사기죄'를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형법과 보험업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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