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0일(현지시간) 대형 금융사들 규제를 전면적으로 재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워싱턴DC의 외교위원회연설에서 '시스템 리스크를 막기 위한 금융개혁'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 버냉키 의장은 "우리는 금융사들을 지나치게 큰 폭으로 불황과 호황을 오가지 않게 하도록 규제하기 위해 현재의 회계원칙과 규제 정책을 전면적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금융기관들이 적절한 수준의 리스크를 안고 있는지 감시하는 책임을 갖고 있는 연준이 더 충분한 권한을 갖고 금융기관들을 세밀하게 관리감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물론 의회가 어떻게 그 권한을 규정짓느냐에 따라 연준의 역할이 달라지겠지만 연준이 체계적인 리스크 분석을 해야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버냉키의 이 같은 주장은 금융권 규제에 대한 연준의 역할론에 대한 논쟁을 더욱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버냉키 의장은 "전 세계 정부들은 무너진 금융시장을 재건하기 위해 더욱 강력한 규제를 해야 한다"며 "금융 질서가 바로서기 전에는 경기침체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주에도 미국 정부로 부터 구제금융을 받고 있는 보험사 AIG의 사례를 인용, "AIG는 보험사라기 보다 헤지펀드처럼 운용되고 있었다"며 "이 같은 무책임한 경영을 규제하기 위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버냉키 의장은 경기침체가 끝나는 시기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지속가능한 경기회복은 아직 멀었다"면서도 "올 하반기 경기회복이 먼 이야기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즉, 정부가 올바른 정책으로 은행을 회복시킨다면 올 하반기 침체가 끝나고 내년 성장의 시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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