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 9일 북한의 군통신 채널 차단으로 남북 육로통행이 중단되면서 개성공단은 고립됐다. 인력의 이동은 물론 현지에 들어갈 원자재와 생산제품 반출도 막혔다.
현재 개성공단과 금강산에 체류중인 남측 인력은 각각 573명, 43명에 달한다. 다른 지역에 있는 5명까지 합치면 모두 621명이 북한에 머무르고 있다.
10일에도 개성공단에 가려고 방북을 신청한 인원은 706명, 내려오는 순수복귀 인원은 72명이지만 북측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인력과 원자재, 생산제품 반출입이 중단되면서 개성공단 가동중단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자동차·휴대부품 업체인 J사는 매일 오전 화물차 2대분의 자재를 올려보내 오후에 완제품을 갖고 내려오지만 이번 사태로 제품 생산에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반도체부품업체 T사는 원자재 공급 중단으로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한 업체 관계자는 "바이어와 약속한 납품기일이 있는데 이를 맞추지 못하면 위약금은 물론 신임도도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일부 업체는 공장 철수까지 고려하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업체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북측의 직간접적인 제재로 원활한 생산활동이 어려웠는데 이참에 회사를 철수해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동남아 등으로 생산라인을 이전하는 편이 속 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남북간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개성공단의 생산 차질은 물론 체류중인 인력들이 개성공단내에서 사실상 인질로 붙잡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정부도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남측 관리위원회에서 우리측 인원의 입출경에 대해 협조해줄 것을 북측에 요청했다"며 "북측 파트너는 상부의 지시를 받지못해 입장을 알려줄 수 없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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