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정치권의 마지막 명분찾기가 한창이다.
다음달 2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막판 기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
이미 고흥길 문방위원장의 미디어법안 직권상정으로 대화를 통한 합의 찾기가 어려워지면 이러한 명분찾기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한나라당은 내친김에 모든 계류법안의 처리에 매진하고 있다.
경제살리기와 민주당의 태업을 앞세웠다.
경제난속에서 국회만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속에 172석의 집권여당으로서 무기력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어 무리가 있더라도 강행돌파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분위기다.
분위기도 띄워놨다. 이미 2월 임시국회 시작부터 상임위 중심의 쟁점법안 처리를 독려했지만, 민주당이 태업으로 법안 처리에 전혀 동참을 하지 않는 다는 것이 이유다.
문제는 민주당뿐만 아니라 자유선진당에서도 미디어법안의 직권상정에 강력 반발하고 있어 독주한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
상임위에서 논의해 수정이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이런 이유다.
직권상정으로 등 떠밀리는 김형오 국회의장의 명분찾기는 더욱 복잡하다.
이미 지난 1차 입법전쟁 직후 "어떤 유혹과 압력이 있어도 국회를 바로세워야 한다" 고 공언한 상태여서 직권상정을 강행하기가 부담스럽다.
특히나 미디어법안은 사회적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쟁점법안이어서 한나라당의 경제살리기 법안이라는 주장에 선뜻 손을 내밀수는 없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기에는 '노는 국회' 라는 비난이 아프다.
따라서 김의장의 직권상정 가능성 암시는 여야의 막판 협상을 이끌어내는 최후 통첩성 의미를 가진다.
직권상정을 강행하더라도 2일 본회의에서 미디어관련법을 포함한 모든 법안을 직권상정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야당의 반발뿐만 아니라 사회적 후폭풍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후의 순간까지 여야 대화를 촉구하며 직권상정이 불가피하면 고심의 선별작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으로선 지난 1월 합의문이 가장 내세울 수 있는 명분이다.
이미 각 쟁점법안의 처리시기와 방법까지 문서화 한 상태에서 직권상정은 날치기이자 정치적 신의를 잃은 행동이라는 비난을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직권상정시 본회의장 점거등에 나서기에는 '폭력국회'라는 오명의 오버랩이 발목을 잡는다.
명분 찾기가 힘겨운 것은 여당내에도 있다.
미디어관련법안등 쟁점법안의 '숙성론'을 주장한 친박과 당내 소장파들이다.
박근혜 전대표와 친박은 미디어법 상임위 직권상정후에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현안마다 쓴 소리를 내던 남경필, 원희룡 의원도 급박한 정세에도 불구하고 입을 다물고 있다.
당이 법안 처리에 마지막 힘을 결집시키는 과정에서 엇박자를 낼 수 없다는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야 정치권의 이런 복잡한 명분찾기는 직권상정으로 2월 국회가 마무리됐을때 '책임론'을 둘러싼 후폭풍의 강도를 짐작케 한다.
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