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급등.. 환노출 일본·중국펀드 등 수익 양호
전문가 "세금 고려해 무조건 갈아타기 자제해야"
"환헷지 했다구요? 그럼 환노출 펀드로 갈아타게 환매해 주세요."
한 운용사 직원은 고객으로부터 전화 한통을 건네 받았다. 요즘같은 시장 환경 속에서 환헷지에 따라 펀드 수익률의 편차가 심해지자 조금이라도 수익률이 좋은 환노출 펀드로 갈아타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엔화강세가 이어져 오면서 일본펀드 환노출 펀드 수익률이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4일 기준으로 올해 들어 니케이225 지수가 연초대비 -19%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환노출을 한 '삼성당신을위한N재팬' 펀드 수익률은 연초대비 -1.31%를 나타냈다. 반면 같은 펀드이면서도 환헷지를 한 또다른 '삼성당신을위한N재팬' 펀드의 연초 이후 -13% 수익을 기록해 같은 펀드 내에서도 환헷지 여부에 따라 수익률 편차가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자들의 위험회피성향 증가와 엔케리트레이드 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일본으로 회귀하고 있어 엔화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일본내 환헷지, 환노출 펀드의 수익률 편차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강세에 중국펀드도 환헷지를 했느냐 안했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차이났다.
'PCA차이나 드래곤A Share 주식'은 중국 본토 A증시의 상승세와 더불어 환헷지 또한 하지 않아 연초이후 수익률이 40%를 넘어서고 있다.
또, 환노출형인 '삼성코덱스차이나H'도 연초이후 10.8%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환헷지를 한 중국 펀드 51개의 평균 수익률이 -3%인것에 비하면 확연한 차이가 난다.
브라질 펀드도 달러 상승세에 힘입어 환노출 펀드인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주식'의 수익률이 연초대비 20%를 웃돌고 있으며 반면, 환헷지 펀드인 '신한BNP더드림브라질' 펀드는 -1% 수익률에 그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엔화강세는 수출중심의 일본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결국 주식시장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수익에 일희일비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또, 중국펀드 등 해외펀드들의 환헷지 여부에 따라 수익률이 나긴 하지만 환노출로 인해 발생된 수익의 경우 세금을 물어야하기 때문에 결국 큰 수익을 올릴 수는 없어 섣불리 대응하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한다.
조한조 우리투자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엔화강세의 부정적 영향이 지속될 것"이라며 "저금리 체제 장기화로 유동성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증가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해외펀드 중 일본펀드에 대한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낮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환헷지 여부가 펀드의 수익률을 좌우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하지만 환헷지 여부에 따라 투자를 옮길 경우 세금 문제나 시기적인 타이밍을 놓칠 수 있어 피해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경민 기자 kk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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