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봄의 불청객’ 황사 이렇게 대처하라

공기 나쁠수록 입보다는 코로 숨 쉬어라…호흡기질환 노출 조심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의 불청객’ 황사(黃砂). 황사가 기승을 부리는 날엔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호흡기환자들이 크게 는다.

병원마다 황사관련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유난히도 북적인다. 황사시즌의 이런 풍경들은 아예 연중행사가 돼버린 느낌이다. 황사철의 호흡기건강관리에 대해 한민수 을지대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가 도움말로 주고 있다.

▣ 황사시즌엔 대기 중의 먼지량 4배로 증가=황사는 봄철 건조해진 중국의 고비사막과 타클라마칸사막 및 황하 상류지대에서 생긴다.

겨울 내내 얼어있던 땅이 녹으면서 잘게 부서져 공기 중에 떠다니기 쉬운 20㎛(마이크로미터) 정도 크기의 먼지가 된다.

이 흙먼지가 강한 상승기류를 타고 3㎞ 이상의 상공으로 올라갔다가 편서풍을 타고 바다를 건너 우리나라까지 날아오는 게 바로 황사다.

여름엔 비가 많이 내리고 가을까지는 땅에 식물이 뿌리를 내리고 있어서 흙먼지가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겨울이 지나면서부터는 흙먼지가 땅으로부터 자유로워지므로 특별히 봄이란 계절적 특성을 띠고 생긴다. 게다가 때맞춰 우리나라 쪽으로 불어오는 편서풍도 ‘봄철 황사대란’에 큰 몫을 한다.

이때 우리나라로 한꺼번에 날아오는 황사 양은 약 100만 톤. 10톤 트럭 10만대가 옮겨야 하는 엄청난 양이다.

따라서 이 때 흙먼지가 대기를 오염시켜 공기 중의 먼지량이 평균 4배나 불어난다.

황사의 주성분은 밀가루처럼 아주 작은 알갱이의 황토먼지에 머물지만 그곳에 몸에 나쁜 성분들이 들어있어 문제다.

최근 중국의 산업화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황사 속에 섞여있는 실리콘, 구리, 납, 카드뮴 등 중금속의 농도가 갈수록 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해 주는 것이다.

▣호흡기환자는 물론 건강한 사람들까지 위협=요즘 같은 황사철엔 호흡기환자들의 건강에 비상이 걸린다. 황사는 호흡기질환으로 인한 사망률과 응급실 방문 및 입원횟수를 늘린다.

기관지 천식환자나 만성폐쇄성 폐질환환자가 황사를 들여 마시면 기관지 수축, 기도염증이 심해져 호흡곤란이 생길 수 있다. 심할 땐 급성호흡부전까지 생기기도 한다.

또 황사에 들어있는 여러 중금속의 미세먼지들이 공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등이 만들어진다.

이런 물질들은 만성기도질환자들의 호흡기증상을 악화시키며 면역기능이 떨어진 어르신과 영아에겐 폐렴과 같은 호흡기감염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황사는 평소 건강한 사람들의 호흡기까지 위협한다.

이에 대해 한민수 을지대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가 나름대로 해법을 들어준다. 한 교수는 “황사 자체는 입자가 커서 대부분 폐 깊은 곳까지 들어가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기도를 자극,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을 일으키고 기관지 점막을 건조하게 해 바이러스나 세균 등이 몸 안으로 침입해 기관지염 등과 같은 호흡기질환이 쉽게 생긴다”고 말했다.

▣가장 흔한 질환은 후두염=황사로 흔히 생길 수 있는 질환으로 후두염이 있다. 후두염에 걸리면 목이 칼칼하고 침을 삼킬 때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목소리가 바뀌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 때 되도록 말을 하지 말고 목구멍이 마르지 않도록 실내습도를 조절하며 흡연은 피하는 게 회복에 도움 된다.

후두염은 원인을 없애고 안정을 취하면 저절로 나아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합병증 예방을 위해 전문의를 찾아 치료받는 게 바람직하다.

알레르기성 비염환자는 심한 재채기와 맑은 콧물이 흐르는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증상이 심하면 항히스타민제를 사용, 콧물이나 코 막힘을 줄일 수 있으나 졸리거나 입이 마르는 부작용이 따른다. 코점막 충혈을 완화키 위해 혈관수축제를 콧속에 뿌리기도 한다.

해마다 이맘때 알레르기성 비염증상이 심해지는 경우라면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은 뒤 예방약을 먹어 증상을 줄여주는 방법도 있다.

예방약 효과가 나타나려면 2주일 쯤 걸리므로 예상 발병시기를 잘 맞춰서 먹어야 한다.

▣물 많이 마시고 입보다는 코로 숨 쉬어야=황사로 질병을 막기 위해 황사가 심할 땐 되도록이면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 어쩔 수 없이 나가야할 땐 마스크를 쓰는 게 도움 될 수 있다.

집에 돌아와선 반드시 양치질과 세수를 하고 눈과 코도 깨끗한 물로 씻어주는 등의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

평소 눈이 뻑뻑한 사람은 될 수 있으면 선글라스를 쓴 채 나들이를 하고 시력이 좋지 않은 사람은 콘택트렌즈보다는 안경을 쓰는 게 좋다.

황사가 심할 땐 창문이나 문단속을 잘 해 외부먼지가 실내로 들어오지 않게 하고 먼지가 쌓이기 쉬운 곳에 물걸레질을 한 번 더 해서 실내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토록 해야 한다.

황사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수분보충이 매우 중요하다. 실내에선 가습기를 틀어 40~50%로 습도를 유지하고 평소보다 물이나 차를 자주 마셔 건조한 날씨로 인한 신체의 수분손실을 보충해야 한다.

전문의들은 또 하나 방법으로 코로 숨쉬기를 권하고 있다. 한 교수는 “공기가 나쁠수록 입보다는 코로 숨을 쉬는 게 좋다. 코로 들어온 먼지는 콧구멍 앞쪽에 있는 코털에서 걸러지고 코점막에 있는 미세한 섬모와 끈끈한 액체에 의해 달라붙음으로써 거의 완벽하게 걸러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입으로 들어온 미세먼지와 세균은 중간에 걸러지지 않고 기관지와 폐로 바로 들어갈 수 있어 목감기, 후두염, 기관지염은 물론 심할 땐 폐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폐 속의 황사알갱이를 포함한 각종 먼지들을 공기 중으로 내보내려면 맑은 공기 속에서 심호흡을 하는 게 도움 된다. 주말에 가까운 산을 찾아 산림욕을 겸한 등산을 하는 것도 좋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