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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 영화 '원스'의 감동이 서울의 밤을 감성과 열정으로 물들였다.
10여개 내외의 스크린에서 개봉해 전국 26만명이라는 기록적인 흥행을 기록한 아일랜드 음악영화 '원스'의 주인공들이 내한해 한국 팬들 앞에서 주옥 같은 선율을 연주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17일 오후 7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그룹 스웰 시즌(The Swell Season)의 내한 2회 공연 중 첫 번째 공연이 열렸다.
스웰 시즌은 '원스'의 남녀 주인공이자 뮤지션인 동시에 연인 사이이기도 한 글렌 한사드와 마르케타 이글로바를 주축으로 글렌 한사드가 이끄는 아일랜드 록 그룹 프레임즈(The Frames)의 멤버들이 가담해 결성된 6인조 프로젝트 그룹.
스웰 시즌의 이날 공연은 글렌 한사드가 낡은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혼자 무대 위로 올라와 영화 '원스'의 사운드트랙 마지막 곡인 '세이 잇 투 미 나우(Say It To Me Now)'를 부르며 시작됐다.
한사드는 영화 속 길거리 뮤지션의 모습을 재현하는 듯 언플러그드 형식으로 노래를 열창했고, 이어 빨간색 치마와 검은색 니트의 수수한 차림으로 등장한 마르케타 이글로바와 함께 '원스'의 히트곡 중 하나인 '라이스(Lies)'를 불렀다.
노래가 끝나자 한사드는 미리 준비해온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등의 인사말을 건넨 뒤 무대에 올라온 나머지 네 멤버와 함께 스웰 시즌의 데뷔앨범 첫 곡인 '디스 로우(This Low)'를 연주했다.
스웰 시즌은 같은 앨범에 수록된 '더 문(The Moon)'에 이어 '원스'에 수록된 '웬 유어 마인스 메이드 업(When You're Minds Made Up)'을 열정적으로 불러 뜨거운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어 이글로바는 한사드와 위치를 바꿔 기타를 메고 무대 앞으로 나와 "여러분들의 환호에 감사드린다. 여러분이 처음 들어볼 미발표곡을 연주하겠다"며 '아이 해브 러브드 유 롱(I Have Loved You Wrong)'을 선보였다.
한사드와 이글로바가 다시 자리를 바꾸는 한편 일렉트릭 기타, 베이스, 드럼, 바이올린 연주자는 잠시 무대를 빠져나갔다. 영화 속에서 한사드와 이글로바가 악기 가게에서 함께 부르던 '폴링 슬로울리(Falling Slowly)'를 부르기 위해서였다.
익숙한 도입부에 관객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한사드는 노래를 부르던 중 "'원스'가 상영되는 한국의 한 극장에서 관객들이 이 노래를 따라 부르는 걸 봤다고 한 친구가 이야기해줬다. 함께 따라 부를 수 있으면, 따라 부르고 싶으면 같이 불러달라"라고 요청해 관객들과 함께 열창했다. 한사드는 연주를 마친 뒤 한국어로 "여러분, 아름답습니다"라고 답례했다.
이글로바의 퇴장으로 무대 위에 홀로 남은 그는 "한국의 한 소년이 이 노래를 부른 걸 본 적이 있다. 혹시 여기 왔나? 안 온 걸 보니 내일 올지도 모르겠다"며 '원스' 삽입곡 '리브(Leave)'와 미발표곡 '백브로크(Back Broke)'를 불렀다.
한사드는 또 아일랜드의 국보급 뮤지션인 밴 모리슨의 명반 '애스트럴 윅스(Astral Weeks)'의 타이틀곡을 열정적으로 소화해 또 한 번 환호를 받았다.
이글로바를 비롯한 다섯 멤버가 다시 무대 위로 올라오자 한사드는 "여러분은 훌륭한 관객이고 훌륭한 가수들이다"라며 다른 멤버들과 함께 객석에 박수를 보냈다.
스웰 시즌은 두 개의 미발표곡 '해피니스(Happiness), '로우 라이징(Low Rising)', 영화 '원스'의 동명 타이틀곡을 부르며 70분간의 본 공연을 마쳤다.
짧은 본 공연에 관객은 앙코르를 원하며 박수와 환호성을 보냈고, 스웰 시즌은 40분이 넘는 앙코르 공연으로 사실상의 2부 공연을 팬들에게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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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요청에 이글로바는 홀로 무대 위로 올라와 '원스' 삽입곡 '더 힐(The Hill)'을 불렀고, 한사드를 포함한 다른 멤버들과 함께 '원스'의 또 다른 히트곡 '이프 유 원트 미(If You Want Me)'를 불러 박수를 받았다.
이어 바이올린 연주자 콤 맥 콤 아이오메어가 연주한 아일랜드 고전 '더 코트 오브 뉴 타운(The Court of New Town)'과 공연 전 공연장 로비에서 연주하다 한사드의 눈에 띄어 무대 위에 오르게 된 국내 인디 밴드 메이트(Mate)의 '그리워'가 관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스웰 시즌은 프레임스의 곡인 '피츠카랄도(Fitzcarraldo)'와 '피플 겟 레디(People Get Ready)'를 부르며 앙코르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앙코르 공연이 끝난 뒤에서 관객들이 객석에 남아 박수와 환호성으로 앙코르를 요청하자 스웰 시즌은 마지막으로 무대 앞으로 나와 마이크에 의존하지 않은 채 밥 딜런의 '유 애인트 고잉 노웨어(You Ain't Going Nowhere)'를 연주했다.
글렌 한사드는 노래를 마치고 팬들 앞에서 맥주 캔을 따서 마시며 성공적인 공연을 자축하기도 해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날 공연은 3000여석이 넘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과 스웰 시즌이 만들어낸 합작품이었다. 스웰 시즌은 서정성 짙은 선율을 때론 부드럽게, 때론 열정적으로 연주하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미리 준비한 한국어 인사를 연신 반복한 글렌 한사드는 가끔 노래에 대한 설명을 더해가며 팬들과 함께 호흡했다. 그는 영화 '원스'에 대한 한국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놀라움을 표시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스웰 시즌은 18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두 번째 공연을 연다. 이날 공연 또한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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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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