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년째다. 팔 사람은 급매물로 내놓고 있는데, 살 사람은 영 시큰둥하다. 이젠 팔릴 지조차 의문시 되고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의 매각작업을 두고 하는 얘기다.
대우일렉의 매각협상 파트너였던 미국계 사모펀드 리플우드가 7일 끝내 인수를 포기했다. 이로써 지난 2005년 10월부터 시작된 대우일렉의 매각작업은 벌써 세번째 협상이 결렬되는 '아픔'을 겪게 됐다.
◆ 또 다시 결렬된 매각 협상, 왜?= 이번 매각협상 결렬은 리플우드 측의 자금 사정 악화가 결정적 배경이 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리플우드 측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고, 협상 결렬의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리플우드 측은 대우일렉 인수 후 부동산 매각을 통해 추후 대금을 납입하겠다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채권단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더 이상 협상은 진행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 인수 가격 더 낮아지나= 대우일렉의 매각협상이 결렬된 것은 이번으로 벌써 세번째다. 지난 2007년에는 인도 비디오콘과, 2008년에는 모건스탠리와 각각 매각협상을 진행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특히 2007년 1500명에 가까운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고 카오디오 사업부를 정리하는 등 매각 성사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던 터이기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또 다시 매각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대우일렉의 대외신인도 하락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수가격도 더 떨어지게 될 것이라는 게 시장 관측이다.
◆ 채권단 다시 매각 추진.. 이번엔 팔릴까?= 채권단 측은 이번 매각 무산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승창 대우일렉 사장을 해임하고, 이사회를 열어 영업총괄팀 이성 전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대우일렉은 이성 전무를 축으로 하는 '임시 대표이사 전무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조만간 재매각 작업 및 사장 선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우일렉의 매각 작업이 앞으로도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윤종성 기자 jsyoon@asiae.co.kr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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