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년 새해를 맞아 시장이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일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에 힘입어 4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이 지난 5거래일 동안 1조원이 넘는 물량을 사들이면서 지수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펀드 유출입 동향을 보았을 때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진다고 단언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다.국내기관으로의 자금유입이 정체를 보이면서 외국인 수급과 대조를 보이고 있는 것도 경계할 사항이다.
7일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의 본격적인 매수 전환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유동성이 보강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따라가기보다는 기다리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우리 증시에 대해 외국인이 매수세를 지속하고 있는 이유는 우선 한국 기업의 실적이 신흥국 경쟁 기업과 비교해보았을 때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올해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을 살펴보면 대다수 국가에서 마이너스가 예상되는 반면 한국은 중국, 인도, 브라질 등과 함께 플러스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환차익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점도 한국 증시의 매력도를 높이는 부분이다.
하지만 펀드 유출입 동향을 보았을 때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진다고 단언하기엔 다소 무리가있어 보인다. 지난 해 11월부터 한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 시장 주식형 펀드에서 외국인 자금유출은 둔화된 모습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본격적인 매수 전환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유동성이 보강되는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지수의 추가적인 반등여부도 중요하지만 모처럼 큰 규모의 매수를 보이고 있는 외국인을 따라갈 것인지 아니면 부진한 경기와 실적에 초점을 둘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크다.
부진한 경기와 기업 실적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지하고 매를 맞을 각오를 하고 있다. 나아가 경기지표부진이나 실적악화 경고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은 모습을 보임에 따라 발표치가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매수가 언제까지 어떤 규모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점은 무턱대고 따라갈 수만 없는 고민을 만든다. 그러나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국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신흥국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동안 진행됐던 극도의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이 완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추정된다. 안전자산 선호현상 완화에 따른 외국인 매수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외국인 매수와 지수반등에도 불구하고 순환매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 무리한 추격매수보다는 덜 오른 업종의 길목을 지켜 차례를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한 장세대응이 될 전망이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지난 연말 이후 4일째 KOSPI가 상승하면서 1200선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미국증시가 주초 조정을 받은 것을 감안한다면 매우 견조한 상승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이후 4일 연속으로 지수가 6.8% 상승하였지만, 29일 배당락(-2.6%)를 고려한다면 연속 5일간 약 9.4% 상승한 셈이다. 이러한 상승흐름의 근본적인 배경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현실적인 경기 우려감을 압도한 까닭이다. 문제는 이러한 기대감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이다.
현재의 시장은 펀더멘털로 간명하게 설명이 되지 않는 전형적인 베어마켓 랠리이다. 베어마켓 랠리에서는 가격논리 외에 유동성, 모멘텀(정부정책 등)이 가세할 경우에는 가격논리 이상으로도 주가가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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