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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 영화 '쌍화점'에 이어 KBS2 주말 사극 '천추태후'가 화제다. '쌍화점'은 5일까지 전국 165만여명을 동원했고, 3~4일 첫 방송된 '천추태후'는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쌍화점'과 '천추태후'는 모두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삼은 사극이다. 두 작품이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인기를 끌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제작자와 대중이 고려시대에 주목하는 데에는 공통적인 이유가 있다.
◆ 조선시대와 삼국시대가 보여주지 못한 새로움
영화 '왕의 남자'나 '신기전' '미인도', 드라마 '허준' '대장금' '이산' 등 사극 히트작들은 대개 조선시대가 많다. 영화 '황산벌', 드라마 '주몽' '대조영' '해신' 등 삼국시대에서 후삼국시대에 이르는 격변기를 다룬 작품도 적지 않다.
이에 비해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는 많지 않은 편이다. 조선시대보다 사료가 부족하고 삼국시대에 비해서는 이야깃거리가 다채롭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조선시대 사극의 매너리즘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는 고려시대에 대한 접근보다 퓨전 사극이 많이 선택됐다. 영화 '1724 기방난동사건', 드라마 '쾌도 홍길동' '최강칠우' 등이 좋은 예다.
'쌍화점'과 '천추태후'는 매너리즘에 빠진 사극 장르에 고려시대의 특수성을 수혈함으로써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다. '쌍화점'은 고려 말 남색에 빠졌던 공민왕의 실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셰익스피어의 비극 같은 원형의 멜로드라마를 완성했고, '천추태후'는 고려 초를 배경으로 태조 왕건의 손녀이자 성종의 누이동생, 경종의 왕후이며 고려 7대왕 목종의 어머니였던 동명의 역사적 인물을 그려 눈길을 끌고 있다.
◆ 역사적 고증에 기초한 상상력
'쌍화점'과 '천추태후' 제작진이 주목한 고려시대의 특징은 조선시대의 보수성과 다른 자유분방함이다. '쌍화점'의 유하 감독은 "고려시대는 원나라의 영향으로 무척 사치스러웠던 것으로 기록되는데 성적인 면에서도 조선시대보다 더 자유분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세트나 의상에서도 원나라 영향으로 인한 화려한 장식과 색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주인공을 연기한 채시라가 긴 퍼머머리로 등장하는 '천추태후' 역시 마찬가지다. 손혜경 헤어팀장은 "고려시대는 조선시대와 달리 사료가 많이 부족한 편이어서 고분벽화나 불화 등에서 머리 선과 실루엣을 찾아 상상력을 가미해 표현했다"며 "고증이라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벽화나 불화에서 묘사된 선과는 비슷하다"고 말했다.
고증과 상상력의 조화는 고려시대 특유의 자유분방함과 결합돼 화려한 세트와 의상, 소품, 독특한 헤어스타일 등에서 잘 표현되고 있다. 고증에 발이 묶이기 쉬운 조선시대와 상상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삼국시대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는 것이다.
고려시대의 특징은 '쌍화점'의 동성애와 '천추태후'의 여장부 등 독특한 소재로 인해 더욱 부각된다. '쌍화점'은 동성애자였으며 관음증환자였다고 알려진 공민왕에 관한 여러 속설에서 출발하며, '천추태후'의 주요 소재 중 하나는 근친상간으로 이뤄진 고려왕조에 관한 비화다.
신선한 시도로 주목받고 있는 영화 '쌍화점'과 드라마 '천추태후'의 성공 여부에 영화 및 드라마 제작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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