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국 1500여명 참가, 전통 음식과 민속문화 체험에 한때나마 외로움 잊어
"가족들이 너무 보고 싶지만 같은 처지에 있는 친구들이 많아 외롭지 않아요"
추석 명절을 몇일 남지 않은 7일 오후 외국인근로자들이 주로 근무하는 광주 광산구 평동산단 내에 위치한 월전공원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올해로 4회째를 맞고 있는 '추석맞이 외국인 근로자 민속문화체험행사'가 (사)외국인 근로자문화센터에서 주관하고 광산구가 주최한 가운데 21개국 1500명의 외국인 근로자와 그 가족 등이 모여 우리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각국의 음식을 즐기면서 고향에 못가는 아쉬움을 한때나마 달랬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행사장 한편에 '세계음식체험'이란 코너에서 베트남, 몽골,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우즈베키스탄, 필리핀, 가나, 라이베리아 , 네팔, 인도 등 17개국 전통음식을 선보여 이곳을 찾은 외국인 근로자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눠주고 같이 식사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들은 우리의 전통혼례의상을 입고 서로 사진을 찍고 환하게 웃고 신기해하거나 우리의 전통 민속놀이인 투호놀이와 제기 차기, 굴렁쇠놀이와 윷놀이 등을 통해 한국전통놀이문화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전통한복체험코너에서 만난 우리나라에 들어온지 2년7개월째된 필리핀에서 온 로웨나(29)씨는 "필리핀에는 추석과 같은 명절이 없지만 가족들끼리 서로 만나는 명절이 다가오면 가족들이 너무 보고 싶다"며 "하지만 오늘은 이런 이쁜 옷도 입어보고 동료들과 함께 즐길 수 있어 너무 재밌고 좋다"면서 웃었다.
같이 일하는 동료와 전통혼례복을 입고 사진을 찍던 로웨나 씨는 "이 옷이 결혼식할때 입는 옷인지 몰랐다"며 "같이 사진찍은 사람은 친한 친구일뿐인데 모르고 입었다"면서 수줍어 하기도 했다.
또 자메이카에서 우리나라와의 무역을 위해 들어온지 1년째인 바나바스(29)씨는 "자메이카에도 추석과 비슷한 추수감사절이 11월에 있다"며 "여러 사람들과 이곳에서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베트남 응헤안(Nghe An)에서 온 당시(26)씨는 "베트남이나 한국 모두 같은 음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추석이 있는데 주로 어린이들을 위한 행사가 열린다"며 "고향에 있는 가족들이 너무 보고 싶지만 오늘만큼은 여러사람들과 즐겁게 보낼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광산구관계자는 "광주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 4000여명중 광산에만 3000여명이 있다"며 "명절이 다가와도 고향에 가지 못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매년 행사를 열고 있는데 호응이 좋아 앞으로도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행사를 꾸준히 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도철원 기자 repo333@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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