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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스트 제왕' 아브라모프 여파 일파만파

'로비계의 제왕'으로 불리는 워싱턴의 유명 로비스트 잭 아브라모프가 3일(현지시간) 법무부의 광범위한 로비 스캔들 조사 노력에 협조, 공모와 탈세, 우편 사기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앞서 아브라모프는 플로리다주로부터 받고 있는 형사상 혐의 6건 가운데 2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형벌을 경감받기로 연방검찰측과 합의했다고 변호인측이 밝혔다.

아브라모프는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고 30년형에 처해질 수 있지만 유죄를 인정하고 검찰에 협력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형기가 9년6개월에서 11년으로 단축될 것으로 보이며, 수사협조 상황에 따라 형기는 더 짧아질 수도 있다고 법무부 당국자는 말했다.

아브라모프는 또 로비 파트너였던 마이클 스캔론과 함께 최소 2천500만달러의 배상금을 물고, 170만달러의 탈세액은 단독으로 미 국세청(IRS)에 내기로 했다.

의원과 관리들에게 공짜 선물 공세를 펴고, 조건부로 기부금을 냈다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아브라모프는 이날 성명을 통해 "내가 야기한 많은 잘못과 해악에 대해 깊은 후회와 슬픔을 느낀다"고 참회의 뜻을 밝혔다.

앨리스 피셔 법무 차관보는 아브라모프의 행동은 "합법적인 로비를 훨씬 뛰어넘는 불법적인 것들"이라며 "성역없는 수사로 정부가 판매의 대상이 아님을 국민들에게 확신시켜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아브라모프와 관련돼 조사를 받고 있는 의원 및 의원 보좌관들은 최대 20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수사팀은 조지 부시 대통령과 막역한 관계인 거물 정치인 톰 딜레이 전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텍사스)를 비롯, 밥 네이(오하이오), 존 둘리틀(캘리포니아) 하원 의원, 콘래드 번스 상원의원(몬태나) 등을 용의선상에 놓고 수사망을 압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하원 행정위원장인 네이 의원의 경우 아프라모프 고객들을 돕기 위해 자신의 사무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는 조건으로 대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딜레이 의원의 전 측근은 이미 유죄를 인정한 바 있다.

아브라모프는 또 워싱턴의 대 의회 로비과정에서 이뤄진 잠재적 부패행위 혐의 에 대해서도 미 사법당국과 협력하는데 합의할 것이라고 그의 변호사 닐 소네트가 전했다.

아브라모프와 그의 사업 파트너 마이클 스캔론은 인디언 부족들로부터 카지노 및 도박 등에 대한 로비 명목으로 8천만달러(6천700만유로)를 받아 의원들에게 공개 적인 입법지원 활동을 대가로 여행 주선, 선물 제공, 정치자금 기부 등을 알선한 혐 의를 받고 있다.

유대인인 아브라모프는 보수층과 공화당에 두터운 인맥을 구축하고 있고, 가봉 공화국의 엘 하지 오마르 봉고 대통령, 미 루이지애나주의 인디언 쿠샤타족(族), 자 이르의 독재자 모부투 세세 세코 전 대통령이 그의 고객이었을 정도로 유명한 로비스트였다.

한편 아브라모프로부터 기부금을 받은 조지 부시 대통령을 포함, 미국 거물 정계 인사들의 기부금 반납이 잇따르고 있다.

데니스 해스터트(공화ㆍ일리노이)하원의장이 3일 아브라모프와 그의 동료, 고객들로 부터 지난 2001~2004년 받은 기부금 5만7천250 달러를 자선 단체에 기부할 뜻을 밝힌데 이어 백악관도 4일 부시 대통령 선거운동본부가 지난 2000년과 2004년 아브라모프로 부터 받은 기부금을 역시 자선단체에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선거운동본부가 아브라모프로 부터 직접 받은 기부금은 8천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아브라모프를 대면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를 알지 못한다"고 강조하는 등 파장의 불똥이 부시 대통령에게 뛸까봐 경계하고 있다.

아브라모프는 지난 2003년 여름 가봉의 오마르 봉고 대통령에게 부시 대통령과의 면담을 주선하는 대가로 900만 달러를 요구한 사실이 있으며, 두 정상은 10개월이 지난 2004년 5월 부시 대통령 집무실인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회동한 바 있다.

이에앞서 지난달 상하의원 통틀어 서열 1위인 콘래드 번즈 (공화ㆍ몬태너) 상원의원이 기부금을 자선단체에 보내겠다고 밝혔으며, 서열 4위인 바이런 도건(민주ㆍ노스 다코타) 상원의원은 기부금을 아브라모프가 로비를 위해 거둬들였던 인디언 부족들에게 반환하겠다고 말했다.

정치인들이 아브라모프 사건이 터진 이후 반환 또는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한 돈은 30만 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지난 2001~2004년 아브라모프로 부터 직접 1만7천 달러를 받는 등 그의 최대 수혜자인 톰 딜레이(텍사스) 전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아직 반환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딜레이 의원의 경우 지난 2002년 8월 16만 달러 짜리 스코틀랜드 골프 여행 경비를 아브라모프의 후원 아래 다녀왔으며, 그의 전 부비서실장이자 인디언 카지노 로비의 핵심 인물인 토니 루디의 부인이 아브라모프의 친구가 운영하는 한 유대계 비영리 단체로 부터 5만 달러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는 등 아브라모프 스캔들에 가장 깊숙이 연루돼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정가에서는 이미 선거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딜레이 의원이 원내 대표 복귀는 물론 정치 재개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나 딜레이 의원 자신은 주변에 결백함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4일 해스터트 의장의 돈 반납과 뉴트 깅그리치(공화ㆍ조지아)전 하원의장이 공화당 하원의원들에게 딜레이 의원을 영구적으로 대체할 새 원내 대표의 선출을 촉구한 것, 공화당 전략가들이 로비스트의 영향력을 제어하기 위한 법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사실 등을 지적하면서 "공화당 지도부가 아브라모프와 거리를 두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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