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나리기자
지난해 4분기 4년 만에 고소득층이 번 돈 가운데 실제 소비에 쓴 비율이 가장 낮아졌다.
픽사베이
1일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4·4분기 가계동향조사'와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소득 5분위(상위 20%) 가구의 평균 소비성향은 54.6%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4%P 떨어진 수치다. 4·4분기 기준 2021년(52.6%)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기도 하다.
평균소비성향은 가계가 처분가능소득 가운데 소비로 지출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처분가능소득은 전체 소득에서 세금·이자 등 비소비지출을 빼고 남은 돈이다. 소비나 저축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돈인 셈이다.
5분위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2년 연속 감소세다. 2024년 4·4분기는 전년 동기 대비 2.8%P 떨어지며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는데, 이때 소득은 늘었으나(3.7%), 소비지출은 소폭 줄어든(-0.3%) 영향이 컸다.
지난해 평균소비성향 감소세도 돈을 더 번 만큼 소비를 늘리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소득 5분위 가구의 지난해 월평균 명목 처분가능소득은 936만 1000원으로 5.0% 증가했다. 전체 소득분위 가구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대기업의 상여금 지급 등 영향으로 근로소득이 2019년 관련 통계 개편 이후 가장 큰 폭인 8.7% 급증했다. 이에 따라 명목 소득이 6.1% 증가한 영향이 크다.
반면 명목 소비지출(511만원)은 4.3%만 증가했다. 전체 가구의 소비지출 증가율 평균(3.6%)보다는 높지만, 5분위 가구의 소득이 늘어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 것이다.
고소득층이 쓸 수 있는 돈의 절반 가까이 남기면서 명목 흑자액 역시 5.9% 늘었다(425만원). 흑자액은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제외한 것으로, 흔히 저축이나 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여윳돈'으로 볼 수 있다. 5분위 가구의 흑자액은 2년 연속 늘었다. 이는 일회성·임시성 소득의 증가가 일상 소비의 즉각적인 확대로 이어지지 않고, 고소득층의 소득 증가가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경향이 약해진 점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