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탄산음료가 나을 판…'과일' 잘못 먹으면 '독약'된다

갈면 식이섬유 구조 파괴…흡수 속도 빨라져
통과일로 적정량 먹는 것이 혈당 관리 기본

과일 스무디 250㎖ 한 잔에 당류 30g 안팎
같은 용량 탄산음료(약 26~27g) 비슷해

우리 국민 중 당을 과잉 섭취하는 사람의 비율이 약 6명 중 1명꼴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흔히 건강식품으로 꼽히는 과일도 먹는 방식에 따라 혈당 관리에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총 당 섭취량의 1위 급원은 음료·차류였으며 과일류, 유제품·빙과류, 빵·과자류가 뒤를 이었다. 당 과잉 섭취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음료류, 과일류를 3배 이상 먹었다. 게티이미지

지난달 9일 질병관리청은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이용해 분석한 당 섭취 현황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총 당 섭취량은 2020년 58.7g에서 2023년 59.8g으로 늘었다. 2020~2022년 3년간 58g대를 유지하다 2023년 59g대로 증가한 것이다. 총 에너지 섭취량 중 당을 통한 에너지 섭취량이 20%를 초과한 당 과잉 섭취자 분율은 2023년 16.9%로 조사됐다.

총 당 섭취량의 1위 급원은 음료·차류였으며 과일류, 유제품·빙과류, 빵·과자류가 뒤를 이었다. 당 과잉 섭취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음료류, 과일류를 3배 이상 먹었다.

특히 당 과잉 섭취자의 과일류 섭취량은 33.5g인 반면 당 과잉 섭취자가 아닌 사람의 과일류 섭취량은 8.64g으로 나타났다. 음료·차류 섭취량도 당 과잉 섭취자는 30.4g, 당 과잉 섭취자가 아닌 사람은 10.94g이었다.

과일의 천연 당분은 식이섬유와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흡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과일을 주스나 스무디 형태로 마시면 이같은 식이섬유의 구조가 해체되기 때문에 혈당이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씹는 과정이 생략되면 포만감 지속 시간이 짧아지고 추가 섭취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 시중 일부 스무디 제품은 250㎖ 한 잔에 당류 30g 안팎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같은 용량의 탄산음료(약 26~27g)와 비슷한 수준이다. 400㎖ 이상 대용량 제품은 당류 50g에 근접하거나 이를 넘는 경우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의 하루 자유당 섭취를 총열량의 10% 미만(약 50g)으로 제한하고, 추가 건강 이익을 위해 5% 미만(약 25g)으로 낮출 것을 권고한다. 즉. 대용량 스무디 한 잔의 당 함유량은 하루 권고 상한선에 가깝다.

연구 결과도 이 같은 차이를 보여준다. 2013년 영국의학저널(BMJ)에 게재된 하버드대 연구팀의 18년 추적 연구에 따르면, 과일주스를 주 3회 이상 섭취한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21% 높았다. 반면 블루베리·포도·사과 등 통과일을 그대로 섭취한 경우에는 당뇨병 위험 감소와 유의미한 연관성이 관찰됐다.

전문가들은 "과일을 농축해 마시기보다는 통과일 형태로 적정량을 천천히 씹어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갈아 마시는 습관을 줄이는 것이 혈당 관리의 기본"이라고 조언했다.

이슈&트렌드팀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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