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보고 UFO인줄 알았네' 설악산 인근 하늘에 뜬 구름의 정체

렌즈구름, 지형·기상조건 맞물릴 때 발생

지난 주말 강원 영북지역 일대 하늘에 UFO를 닮은 독특한 모양의 구름이 떠 관심을 끌고 있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낮 강원 속초시와 양양군 등 영북지역 일대 상공서 UFO처럼 납작하고 매끈한 형태의 구름이 목격됐다. 당시 하늘은 맑았고 다른 구름도 거의 없었지만, 설악산국립공원 인근 상공에만 해당 구름이 떠 있었다.

강원도에서 목격된 렌즈구름. 연합뉴스

이 구름은 맑은 날씨 속 특정 지점에만 국지적으로 나타나는 '렌즈구름'이다. 렌즈구름은 설악산과 같은 산악 지형과 기상 조건이 맞물릴 때 형성된다.

산맥을 넘는 공기 흐름이 강해지면 차고 빠른 바람이 산을 수직으로 넘으며 공기가 위아래로 파도처럼 진동한다. 이때 공기가 상승하는 지점에서는 기온이 낮아지며 수증기가 응결해 구름이 형성되고, 반대로 하강하는 구간에서는 구름이 사라진다. 이로 인해 특정 고도와 위치에서만 구름이 유지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 산맥 상공의 일정한 면에서만 구름이 생성돼 가장자리가 흐트러지지 않고, 마치 칼로 자른 듯 매끈한 형태를 띠게 된다.

이 때문에 렌즈구름은 접시나 UFO를 닮은 독특한 외형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강한 기류 속에서도 형태가 크게 변하지 않으며, 여러 겹이 위아래로 겹쳐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장시간 지속되지는 않아 더욱 신비로운 인상을 준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공기가 안정된 상태에서 바람이 산을 강하게 넘으면서 공기가 위로 상승해 냉각되면 접시 모양의 렌즈구름이 형성될 수 있다"며 "지형과 기상 조건이 동시에 갖춰진 결과"라고 말했다. 렌즈구름은 비나 눈을 동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날씨가 맑은 상황에서도 국지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또 지형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동해안과 설악산 사이에 위치한 영북지역 또는 한라산 인근의 제주 지역 등에서 비교적 자주 관측된다.

신비로운 모습과는 달리 항공기 운항에는 위협

강원도에서 목격된 렌즈구름. 연합뉴스

다만 렌즈구름은 신비로운 모습과는 달리 항공기 안전에는 위협이 될 수 있다. 렌즈구름이 형성되는 대기 역전층 부근에서는 강풍이 산을 넘으면서 산악파가 발생하고, 이 산악파가 다시 강한 난류를 일으켜 항공기 운항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1966년 일본 도쿄 나리타공항에서 홍콩 카이탁 공항으로 향하던 영국 BOAC 항공 911편이 후지산 인근에서 갑자기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124명이 전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사 결과 사고 약 30분 전 기상위성 사진에서 렌즈구름이 관측됐으며, 항공기가 산악파로 인한 강한 난류를 만나 사고에 이르렀다는 결론이 도출된 바 있다.

이슈&트렌드팀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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