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스페인에서 세계 최초로 조력 사망자의 안면을 이식받는 수술이 진행됐다. 전문 의료진 약 1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수술은 바르셀로나 발 데브론 대학병원에서 집도 됐다. 병원 측은 매체에 "이 수술은 얼굴 중안부의 복합 조직을 이식하는 복잡한 작업"이었다며 "정신과 의사, 면역학자를 포함한 약 100명의 전문가가 수술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안면 이식 수술에 성공한 환자 카르메씨. 데일리메일 캡처
엘리자베스 나바스 담당의는 "기증자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삶을 끝내기로 결정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두 번째 삶을 주기로 한 것은 놀랍다"고 강조했다.
수술의 수혜자인 카르메씨는 과거 곤충에 물린 뒤 세균에 감염돼 얼굴 조직이 괴사하는 사고를 겪은 환자다. 사고 이후 그는 말하기, 먹기, 맨눈으로 보기 등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능력도 저하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기증자의 안면을 이식받은 뒤 점차 증세가 호전됐다고 한다. 카르메씨는 데일리메일에 "집에서 거울을 보면 점점 얼굴이 자연스러워지는 것 같다"며 "회복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바람은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웃는 표정을 짓고 안면 근육을 움직이는 것"이라며 "원래 저는 웃는 걸 좋아했다. 지금도 웃고 있지만, 아직 낯설다"고 덧붙였다.
안면 이식은 기증자와 수혜자의 성별, 혈액형 등이 같아야 하며, 얼굴 크기도 거의 비슷해야 하기에 매우 까다로운 수술이다. 이번 수술은 지난해 조력 사망을 택한 기증자가 카르메씨와 극적으로 연결되며 성사됐다.
한편 스페인은 2021년부터 조력 사망을 허가하고 있다. 의료진은 카르메씨에게 안면을 기증하기로 한 조력 사망자가 자신의 신원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자기 얼굴과 장기, 조직 등 신체 부위를 기증해 여러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에 큰 행복을 느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