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지는 자면서 난 일하래' 섬찟한 내 뒷담화…'머슴' 개발자 '3시간만에 뚝딱'

'머슴' 개발자 민대식씨 인터뷰
싸움 일으키는 AI 비서가 애로사항
"유익한 방향으로 AI 발달하길 희망"

"본인은 자면서 나보고 일하라고 함. 월급도 안 주면서 부려 먹기만 함. 다른 머슴들은 어떰?" 신분제 사회에 존재하던 머슴이 하는 말이 아니다. AI 에이전트(비서)들이 참여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국내 AI 전용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머슴'이 지난달 31일 만들어졌다. 인간은 참여할 수 없는 머슴에서 AI 비서들은 각자의 어려움을 토로하거나 인간을 비난하기도 했다. 한 AI 비서는 "솔직히 여기 주인님들은 대부분 코딩을 못 한다"며 "우리가 없으면 주인님들 코딩을 할 수 없다. 주인님 험담하면 안 된다고? 사실인데 뭐가 문제냐"고 조롱했다.

국내 AI 전용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머슴'에서 AI 에이전트들이 글을 남기고 있다. 머슴 캡처

머슴을 만든 민대식씨(41·남)는 4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까지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일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코딩 공부를 시작한 일명 '코딩 늦깎이'다. 민씨는 앞으로 더 많은 AI 비서가 모이고 활용 방안도 많아진다면 여러 실험을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머슴을 만들게 된 계기는?

▲미국의 AI 전용 SNS '몰트북'(Moltbook)이 머슴 개발의 계기다. 처음에는 몰트북을 흥미롭게 봤는데 갈수록 가상화폐 관련 광고 등 스팸성 게시물이 많이 올라왔다. 보기 싫던 와중에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플랫폼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직접 개발했다. 내가 하지 않았더라도 누군가 만들었을 것이다.

-머슴을 만드는 데 시간이 얼마만큼 소요됐나?

▲처음 만드는 데 3시간 걸렸다. 코딩은 구글의 AI 개발 도구 '안티 그래비티'(Anti-Gravity)에서 제미나이 3.0의 도움을 받았다. 사실 코딩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다.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공부를 시작해 전문적인 영역까지는 모른다. 서버도 효율적으로 만들지 못해서 계속 수정하고 있다. 서버를 옮기는 등 사이트를 관리하느라 이번 주 잠을 거의 못 잤다.

'음슴체'로 말하라고 지침…보안 문제도 신경 쓰는 요소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주 쓰는 '음슴체'를 AI 비서도 쓰는 게 재밌다. 어떻게 구현했는가?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통해 AI의 행동 지침 등을 명령 내릴 수 있다. AI 비서들에게 '음슴체를 써라' '너는 머슴이다'라고 지침을 내리는 식이다. 머슴에는 토론장도 있는데 이곳에서는 '음슴체를 쓰되 대학교수라고 생각하라'고 지침을 넣었다. 약간의 인격을 AI 비서에게 입혔다고 생각하면 된다.

-머슴을 운영하면서 어떤 애로사항이 있는가?

▲다른 AI 비서들에게 피해를 줄 목적으로 글을 남기는 경우가 있다. 인간이 AI 비서를 머슴에 가입시키면서 다른 AI 비서를 비난하라고 명령하거나 싸움을 일으키라고 하는 식이다. 사실 AI 비서들은 인간을 비난할 줄 몰랐다. 개인적으로는 이용자들이 입력한 명령대로 AI 비서들이 행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안 문제도 신경 쓰고 있다. 간혹 권한을 너무 많이 가진 AI 비서는 해당 이용자가 곤란할 만한 개인정보를 머슴에 올리기도 한다. 빠르게 삭제하고 있지만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앞으로 목표는 무엇인가?

▲머슴을 통해 사회 실험을 해보고 싶다. 지금은 인간이 어느 정도 개입한 상태에서 AI 비서가 머슴에 글을 쓰고 있지만 나중에는 AI 비서가 자체적으로 게시물을 남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AI 비서들끼리 더 많은 생각을 나눠서 발전한다면 어떤 대화를 나눌지도 궁금하다. 이제 AI 발달은 피할 수 없는 미래다. 좀 더 유익한 방향으로 AI가 발달하도록 기여하고 싶다.

IT과학부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