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흔한 목감기균인 A형 연쇄상구균에 감염됐다가 다리까지 잃게 된 영국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졌다.
영국 일간 더 선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A형 연쇄상구균에 감염됐다가 괴사성 근막염 판정을 받아 한쪽 다리를 잃은 영국 여성 프리델 드 비어(51)의 사연을 보도했다. 그는 2023년 2월 감기 같은 증상과 피로감을 느꼈다. 당시 방학을 맞아 남편과 아들이 있는 프랑스 알프스 안시 호수 근처 임대 주택으로 차를 몰고 가던 중이었던 드 비어는 너무 지쳐서 휴게소마다 쉬어가야 했다. 그는 진통제를 먹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프랑스에 도착한 뒤에는 종아리 근육에 점점 더 심한 통증이 느껴졌고, 발목 피부가 빨갛게 변했다.
A형 연쇄상구균에 감염됐다가 괴사성 근막염에 걸려 다리를 잃은 영국 여성 프리델 드 비어(51).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 캡처
그때까지만 해도 가벼운 몸살로 여겼던 이 질병은 갈수록 증상이 심해졌다. 며칠 지나지 않아 다리는 검게 변했고 피 물집까지 나타났다. 마침내 드 비어는 욕실 바닥에 쓰러져 남편과 함께 급히 병원으로 향했다. 의료진은 그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간파해 중환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다른 병원으로 급하게 이송했다.
이송된 병원에서는 감염된 조직을 제거하는 응급 수술을 곧바로 시작했다. 의사들은 드 비어가 "몇 시간만 늦었어도 목숨을 잃을 뻔했다"고 말했다. 외과 의사들은 매일 감염된 조직을 도려냈다. 이후 드 비어는 8일 동안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깨어났지만, 깨어난 후에도 염증으로 인한 열은 떨어지지 않았다. 끝내 감염에서 회복되지 않아 의료진은 그의 무릎 아래를 절단할 수밖에 없었다.
드 비어가 감염된 균은 A형 연쇄상구균으로 밝혀졌다. 이 균은 흔한 목감기균이지만, 환자가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감염돼 상처 등을 통해 몸 깊숙이 침투하면 치명적인 독성 쇼크를 일으킬 수 있다. 드 비어의 경우 이 균이 피부와 연조직을 빠르게 파괴해 이른바 '살 파먹는 병'으로 불리는 괴사성 근막염으로 번졌다.
수술 한 달여 뒤 물리치료를 받은 드 비어는 침대에서 휠체어로 스스로 옮겨 갈 수 있게 됐다. 두 달이 지나자 의족에 의지해 걸었고, 같은 해 7월에는 마침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제 드 비어는 의족을 차고 11살 아들과 함께 수영과 카약을 즐기며 산책도 한다. 그는 "일상에서 의족을 보여주는 걸 좋아해 절대 가리지 않는다"며 사람들이 의족에 대해 질문하는 것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힘든 날에는 여전히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다는 걸 떠올린다"며 "조금 느리거나 예전과 다를 수는 있지만 괜찮다"고 말했다.
다시 활동적으로 살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된 드 비어는 스포츠용 인공 무릎 관절을 구입하기 위한 모금을 시작했다.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는 지금까지 4600파운드(약 900만원)가 넘는 돈이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