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기자
중국에 방문 중인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영국의 첫 중국 풍력터빈 공장 건립 계획 승인을 방중 직전에 연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28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AP연합뉴스
연합뉴스는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를 인용해 "스타머 총리는 전날 밤 방중 길에 오르기 전 스코틀랜드의 중국 밍양스마트에너지그룹(밍양) 풍력터빈 제조 공장을 건립 계획을 승인할지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나중으로 미뤘다"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 소식통들은 "스타머 총리가 신중하게 추진해 온 방중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는 일은 피하고 싶어 했다"고 매체에 전했다. 다만 총리실 측은 "방중 전 이와 관련한 결정을 발표할 계획을 세운 바 없다고 반박했다.
중국 최대 민간 풍력터빈 제조업체인 밍양은 지난해 10월 스코틀랜드에 영국 최대 규모의 풍력터빈 제조시설을 짓겠다고 밝혔다. 15억파운드(약 2조 96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이며 1500개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
중국 최대 민간 풍력터빈 제조업체인 밍양은 지난해 10월 스코틀랜드에 영국 최대 규모의 풍력터빈 제조시설을 짓겠다고 밝혔다. 밍양 공식 홈페이지
그러나 영국 전력 시장에서 풍력 발전 의존도가 높은 만큼 풍력 발전 기반시설 분야에 중국 기업을 허용하면 에너지 안보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독일 지멘스나 덴마크 베스타스, 외르스테드 등 유럽의 선두업체가 미국의 해상 풍력 발전 제동으로 인해 유럽 시장에 매달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의 유럽 공급망이 약화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중국 풍력터빈은 국가 보조금을 받으면 유럽 경쟁사 제품보다 최대 50%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트럼프 정부가 지난해 6월 밍양의 스코틀랜드 공장 건설에 따른 안보 위험을 경고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영국 정보기관들은 이번 프로젝트 승인 시 영국의 중대 국가 기반시설에 미칠 안보 위험에 대한 보고서를 총리실에 제출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엄 번 하원 산업통상위원장은 "영국 경제를 중국의 압력과 불공정 경쟁에서 보호하는 데 훨씬 더 조심해야 한다"며 "중국이 불공정한 국가 보조금으로 유럽 에너지 자립을 약화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스타머 총리는 28일 영국 총리로서는 8년 만에 중국에 방문했다. 이에 앞서 런던 중심부에 들어설 2만 2000㎡(약 6655평) 규모의 초대형 중국 대사관을 지난 20일 승인하기도 했다. 다만 부지의 위치를 두고도 안보 우려가 터져 나왔다. 이곳은 런던의 옛 조폐국 부지로, 인근에 깔린 금융기관 통신망에서는 런던 금융가로 데이터를 전송하며 인터넷 사용자 수백만 명의 이메일과 메시지 트래픽을 처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실은 "다양한 위험을 검증한 결과 영국의 국가 안보가 지켜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