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순기자
새해 소비심리를 가늠할 유통업계의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크게 뛰었다. 백화점 업계는 전년 대비 최대 70% 신장했고, 대형마트도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해보다 명절 연휴가 3주가량 늦춰진데다 프리미엄부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상품군까지 고객 선택지를 다양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이 지난 9일부터 25일까지 2026년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을 진행한 결과 17일간 누적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상승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초(超)프리미엄과 실속형 소포장 등 상품 구성을 다양화하고, 양극화된 고객 수요에 적절하게 대응해 사전예약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축산 카테고리에서는 '레피세리 로얄한우 스테이크', 청과는 명절 베스트셀러인 '레피세리 사과·배·샤인' 세트, 수산물은 '레피세리 곱창돌김' 등 롯데백화점의 프리미엄 식품관 '레피세리' 상품들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주류 부문에서는 '조니워커 블루 말띠 에디션'이 초도 물량 '완판'을 기록했고, 가우스첸토 발사믹 식초와 올리브오일 등 웰니스 상품군도 매출 신장을 뒷받침했다.
이날까지 행사를 진행하는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9일부터 26일까지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카테고리별로는 농산물이 42.4% 늘었고 축산과 수산 선물세트는 각각 54.2%와 46.5%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25만~40만원짜리 신세계 암소 한우 미식 세트와 20만~30만원대 갈치, 옥돔 세트가 좋은 반응을 얻었고, 청과류에서는 스테디셀러인 10만원대 사과와 배 혼합 세트가 많이 팔렸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도 사전 예약 매출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32.3% 신장했다. 카테고리별로는 정육이 40.2% 수산 49.5%, 프리미엄 전통 식품 브랜드 '명인명촌'이 47.2% 각각 증가했다. 250만원짜리 최고가 한우 세트인 '현대명품 한우 넘버나인'과 350만원짜리 '현대명품 참굴비 10마리 매(秀) 세트(35㎝ 이상)'에 대한 상담 문의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고, 10년 숙성 간장, 현미식초, 매실청 등 명인명촌 제품 매출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상승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 상품군을 주력으로 매출을 끌어올렸다. 이마트는 10만원 안팎의 한우냉장세트(132.7%)와 굴비선물세트(286.9%), 국산 만감류 세트(361.8%)가 매출 신장을 주도하며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설 선물 사전예약 전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5% 증가했다.
롯데마트도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진행한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7% 늘었다. 올해는 고물가가 지속되는 상황을 고려해 사전예약 선물세트 800여종 가운데 절반 이상을 5만원 미만으로 구성했는데, 이들 상품의 매출이 전년 대비 93% 증가하며 반등을 이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신정 이후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이 진행되면서 새해 분위기를 실감하고, 명절 선물을 준비하려는 소비심리가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할인 혜택이 큰 사전예약 기간을 활용하려는 '얼리버드' 고객들이 증가하는 추세여서 이 시기에 맞춘 행사 일정이나 상품 구성을 확대해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