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민재기자
허경준기자
법무부 청사.
연내 검찰을 대체해 새로 설치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의 구체적인 역할과 업무 분장이 12일 공개됐다. 이번 개편안은 중수청의 수사 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중수청 수사 인력을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 체제로 이원화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다만 검찰청 폐지의 핵심 쟁점인 '보완수사권' 존폐 여부는 이번 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이날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소청법 및 중대범죄수사청법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와 행정안전부는 오는 26일까지 해당 법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실시할 예정이다.
먼저 공소청법안은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검사의 직무를 전면 재편했다. 공소청 검사의 직무 1호에서 '범죄수사'와 '수사개시'를 삭제하고 '공소의 제기 및 유지'로 명시했다. 이로써 검사의 수사 개시는 불가능해지며 공소청은 공소를 전담하는 기관으로 탈바꿈한다.
검사의 직무에 대한 내·외부 통제도 신설된다.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의 구속영장 청구 및 공소 제기 여부 등을 심의하는 사건심의위를 각 고등공소청마다 설치해 국민의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도록 법제화했다. 또 검사 적격심사위원회 위원 중 법무부 장관이 아닌 외부 추천 위원의 비율을 높였다.
검사의 직무 수행 책임성도 강화한다. 항고·재항고 및 재정신청 인용률, 무죄 판결률 및 사유 등을 근무성적 평정 기준에 반영하도록 명시했다. 특히 검사의 정치 관여 행위를 구체화하고 이에 대한 처벌 규정을 신설해 정치적 중립성 위반에 대한 통제를 대폭 강화했다.
중수청은 국가 전체의 수사 대응 역량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됐다. 수사 대상인 중대범죄는 지능적·조직적 화이트칼라 범죄를 중심으로 하되 사회적 파급효과가 큰 대형참사 및 사이버 범죄까지 포함했다.
구체적으로 기존 검찰의 수사 개시 대상인 부패·경제 범죄뿐만 아니라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 ▲마약 ▲내란·외환 등 국가보호 ▲사이버 범죄 등 이른바 '9대 중대범죄'를 전담 수사하게 된다.
대통령령을 통해 고액 경제범죄, 기술유출, 국제 마약밀수, 대규모 해킹 범죄 등 중대범죄의 죄명 등을 특정할 예정이다. 아울러 중수청은 9대 범죄 외에도 공소청 또는 수사기관 소속 공무원이 범한 범죄, 개별 법령에 따라 중수청에 고발된 사건도 수사할 수 있다.
중수청 인력 구성은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된다. 전문수사관이 수사사법관으로 전직하거나 고위직에 임용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인사 운영의 유연성을 꾀했다. 또 검찰 외에 경찰과 각 분야 전문가에게도 문을 열어 수사 역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타 수사기관과 수사 경합이 발생한 경우 중수청이 타 수사기관에 대해 이첩을 요청하거나 사건을 이첩할 수 있도록 규정해 현장의 혼선을 최소화했다. 다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관련 사건은 공수처장이 이첩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국민 기본권 보호를 위한 통제 장치도 마련됐다. 행안부 장관에게 중수청 사무에 대한 일반적인 지휘·감독권을 부여했으며,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중수청장만을 지휘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아울러 중수청 내부에는 공모직 감찰관과 시민이 참여하는 수사심의위원회를 두고 수사의 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번 법안으로 수사를 개시한 기관이 이를 종결하지 못하도록 하는 원칙을 구현하면서 범죄 대응 역량도 유지해 범죄로부터 국민의 일상을 보호하는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고 법안의 의미를 설명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이번 법안은 수사와 기소가 상호 견제와 균형 속에서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최우선으로 보호하고, 형사사법제도 전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방점을 뒀다"고 했다.
윤창렬 추진단장은 "설치법안에 대한 국회 논의 과정이 조속히 이뤄져 신속하게 입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기한 내 성공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하위법령 마련 및 조직, 인력, 시스템 구축 등 후속 조치도 꼼꼼히 챙기는 한편 형사소송법 등 수사·기소 관계 법률 개정안 마련 및 국회 제출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