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벗어난 글로벌 벤처투자… 절반은 AI로

지난해 4250억달러…전년比 30%↑
상위 AI 기업 5곳이 840억달러 '독식'
미국 비중도 64%로 역대 최고

글로벌 벤처투자 시장이 지난해 반등에 성공했다. 투자 확대는 인공지능(AI) 분야와 1억달러(약 1453억원) 이상 대형 라운드가 주도했다. 자금이 소수의 상위권 기업과 미국 시장에 집중되면서 전반적인 회복은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크런치베이스(Crunchbase)에 따르면 2025년 연간 글로벌 벤처 투자금은 4250억달러(약 616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3280억달러(약 477조원) 대비 30% 증가한 수치로, 역대급 호황기였던 2021~2022년 이후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지난해 양적 성장은 단연 AI 분야가 이끌었다. AI 관련 투자액은 2110억달러로 전년(1140억달러) 대비 85%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벤처 투자금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특히 상위권 AI 기업에 자금이 집중됐다. 오픈AI·스케일AI·앤스로픽·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xAI 등 5개 기업이 지난해 조달한 금액만 총 840억달러에 달한다. 단 5곳의 기업이 전 세계 벤처 투자금의 5분의 1을 흡수한 셈이다. 특히 오픈AI는 소프트뱅크로부터 400억달러를 유치하며 사상 최대 라운드 기록을 세웠다.

산업별로는 AI 외에도 의료·생명공학 부문이 717억달러를 기록하며 두 번째로 큰 시장을 형성했다. 금융 서비스 부문 역시 전년(410억달러) 대비 성장한 520억달러를 조달하며 3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항공우주 ▲로보틱스 ▲가상자산 ▲방산 등 분야에서도 전년 대비 자금 유입이 늘었다는 것이 크런치베이스 분석이다.

지역·라운드 규모별 편중도 더 심해졌다. 지난해 미국 소재 기업의 투자 유치액은 2740억달러로 전체의 64%를 차지했다. 전년(56%)보다 8%포인트 높은 수치다. 2020년대 초반 47% 안팎이던 흐름과 비교하면 미국 쏠림이 한층 뚜렷해졌다. 투자 규모별 양극화도 확대됐다. 2025년 전체 투자금의 약 60%가 1억달러 이상 대형 투자를 유치한 629개사에 집중됐고, 5억달러(약 7265억원) 이상 라운드를 받은 68개사가 전 세계 자금의 3분의 1 이상을 가져갔다.

양극화 속 엑시트(투자금 회수) 시장에서는 회복 신호가 나타났다. 지난해 글로벌 인수합병(M&A) 규모는 역대 두 번째로 컸으며 특히 미국 내 거래액은 벤처 붐이 일었던 2021년 수준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크런치베이스는 "투자자들이 검증된 대형 AI 기업이나 생산성 개선이 확실한 분야에만 지갑을 열고 있다"며 "자금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오중기벤처부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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