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 광주 북구청장, 사퇴 예고 뒤 철회…지역 정치권 반발

시장 출마 이유로 낸 사임서, 시한 직전 철회
출마 예정 등 지역 정치권 "행정 신뢰 훼손"

문인 광주 북구청장이 광주광역시장 선거 출마를 이유로 예고했던 사퇴를 시한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철회하면서 지역 정치권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북구청장 출마를 준비 중인 인사들을 중심으로 "행정 신뢰를 훼손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문상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은 8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도통합을 명분으로 한 사퇴 철회는 북구 주민과 행정에 대한 기만"이라며 "더 신뢰를 훼손하는 선택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문상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이 8일 오전 광주광역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인 광주 북구청장의 사퇴 철회와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송보현 기자

문 부대변인은 "광주시장 출마를 준비하며 이미 마음은 광주시청에 가 있던 문인 구청장이 돌연 시도통합을 이유로 사퇴를 철회했다"며 "시장 출마를 위해 북구를 떠나려 했던 인사가 다시 구민을 찾는 것이 공직자로서 최소한의 예의와 책임에 부합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 구청장은 지난달 말 사퇴 통지서를 북구의회에 제출했고, 의회는 이를 공식적으로 수리했다"며 "행정 절차가 종료된 사안을 번복하는 것은 공당과 의회, 42만 북구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정달성 북구의원도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퇴 철회는 단순한 판단 변경이 아니라 책임과 신뢰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문 구청장은 광주시장 출마를 전제로 사퇴를 공언했고, 주민과 행정은 그 전제를 감내해 왔다"며 "사퇴 시한을 몇 시간 앞두고 이를 철회한 결정은 주민과의 약속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또 다른 북구청장 출마 예정자인 정다은 광주시의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행정 최고 책임자의 말과 행동은 천금보다 무거워야 한다"며 "새털처럼 가벼워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문인 광주 북구청장.

앞서 문 구청장은 지난달 30일 북구의회에 '1월 8일 사임'이라고 명시한 사임서를 제출했으나, 전날 오후 7시 30분께 입장문을 내고 사퇴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법 제111조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사임할 경우 사임일을 적은 사임통지서를 지방의회 의장에게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철회와 관련한 명시적 규정은 없다. 북구의회는 이미 수리된 사임통지서의 철회 가능 여부에 대해 법적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공직자는 선거일 90일 전인 3월 5일까지 사직해야 한다.

문 구청장은 입장문에서 "지방소멸 위기가 현실로 다가온 가운데 광주와 전남은 시도통합이라는 중대한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며 "시도통합의 성공적 추진에 기여하기 위해 기존의 사임 결정을 우선 철회하고 행정통합에 전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문 구청장 측 관계자는 "광주시장 선거 출마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며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상황에서, 9일 예정된 이재명 대통령과 지역구 국회의원 간 청와대 오찬 결과를 지켜본 뒤 판단하기 위해 사퇴 시기를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남팀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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