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 2채 중 1채는 '9억 이하'… 중저가 쏠림 뚜렷[부동산AtoZ]

12월 9억 이하 비중 55%…연평균 대비 15%p 높아
10·15 대책 규제 여파 통계 반영…고가 주택 거래는 '급감'
노원·구로·동대문·성북 등 중저가 단지 거래 활발
LTV 40% 규제 예외…8억 이하 실수요 대출 쏠림 현상
전문가 "대출 규제 압박에 중저가 중심 거래 지속될 것"

10·15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지 두 달여가 지난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 시장이 '9억 원 이하' 중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강력한 대출 규제로 고가 주택 매수는 줄어든 반면 실수요자 예외 조항 등이 적용되는 9억 원 이하 아파트에는 수요가 집중되며 전체 아파트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연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올해 들어서도 규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세 매물 감소 등이 맞물리면서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노원구는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건수가 지난달 가장 많은 자치구였다. 강진형 기자.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는 총 3083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9억 원 이하 거래는 1697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5%에 달해 지난해를 통틀어 월간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2025년 연평균(40.3%)보다 약 1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11월(43.6%)과 비교해도 한 달 만에 11.4%포인트가 급등했다.

반면 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은 급감했다. 9억 원 초과 15억 원 이하 거래 비중은 전월 29.9%에서 28.5%로 줄었고, 15억 원 초과 25억 원 이하는 16.1%에서 11.8%로 축소됐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가 2억 원으로 제한된 25억 원 초과 초고가 아파트는 같은 기간 10.5%에서 4.6%로 비중이 반토막 났다. 지난해 연평균(7.8%)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자치구별로는 노원구(275건)가 9억원 이하 거래가 가장 활발했으며 구로구(164건), 동대문구(137건), 성북구(125건)가 뒤를 이었다. 4개 구 모두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0억 원 이하인 지역이다.

12월 들어 중저가 거래 비중이 치솟은 건 10·15 대책 후 '행정적 시차'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존 토지거래허가구역인 강남 3구·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역이 규제 지역으로 묶이면서, 신규 계약이 허가 절차를 거쳐 실거래 신고로 등록되기까지 한 달 정도 시간이 걸린다. 사실상 12월에 들어서야 대책 발표 이후의 규제 여파가 통계상에 온전히 반영된 셈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정부 규제로 인해 대출 문턱이 낮은 중저가 매물로 수요를 응집시키는 현상을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10·15 대책에서 규제 지역 담보인정비율(LTV)은 70%에서 40%로 낮아졌다. 다만 금융위원회는 무주택 생애 최초 구매자(LTV 70%)와 서민·실수요자(연 소득 9000만 원 이하, LTV 60%)에게는 예외를 뒀다. 디딤돌 대출(LTV 70%)과 보금자리론(LTV 60%) 등 정책 대출의 틀도 유지됐다. 서민·실수요자 대출은 시세 8억원 이하, 정책 대출은 6억원 이하 아파트에만 대출이 나오기 때문에 이들 가격대에 매수세가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반면 10억원이 넘는 아파트는 자기 자본이 부족할 경우 신규 진입이 매우 어려워졌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 리서치 랩장은 "지금 시장은 금리 인하 기대감보다 대출 규제라는 실질적 압박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전세 시장 불안과 매물 잠김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대출 활용이 가능한 중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한 '실수요자의 자가 이전' 흐름은 당분간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설부동산부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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