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서인턴기자
딸기 가격이 연말·연초 수요 증가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산지에서는 수확한 딸기를 폐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소비자 체감 물가는 오르는 반면 농촌 현장에서는 수확한 딸기가 제값을 받지 못한 채 폐기되면서 유통 구조의 괴리가 다시 한번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딸기 이미지. 픽사베이
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딸기 소매가격은 100g당 282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순 평균(2430원)보다 약 16%, 평년 순 평균(2275원)보다 약 24% 높은 수준이다. 같은 날 딸기 중도매인 가격(2㎏)도 4만5980원으로 전년 대비 약 36%, 평년 대비로는 40% 이상 비쌌다.
업계는 연말·연초를 지나며 케이크 장식용 딸기 수요가 늘고 카페·베이커리 업계를 중심으로 딸기 디저트 판매가 확대된 점이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한다. 이 영향으로 중품 딸기 가격까지 상품 수준으로 올라갔다는 평가다.
그러나 산지 분위기는 소비자 가격 흐름과 엇갈리고 있다. KBS 보도에 따르면 최근 농촌 현장에서는 수확한 딸기를 그대로 폐기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고정 계약 물량이 제빵·음료 등 가공업체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상인들이 하루 수백㎏씩 딸기를 버리거나 출하를 포기해 밭을 갈아엎는 농가도 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가공 시장에서 수입 냉동 딸기 비중이 빠르게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가공용 수입 냉동 딸기 가격은 국산 딸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가공용 냉동 딸기 수입량은 1만6000여 t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하며 가공 시장을 빠르게 잠식했다.
전문가들은 생산비 구조 역시 국산 딸기의 약점으로 지적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양액 비용과 인건비 등 생산비 부담이 국산 딸기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입산과의 가격 격차를 좁히기 어려운 구조 속에서 산지에서는 '따자마자 버리는 딸기'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소비자들은 높아진 딸기 가격에 부담을 느끼고 농가는 처리되지 못한 물량으로 손실을 떠안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유통 구조 전반에 대한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