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t당 1만2000달러 돌파…관세·공급 부족우려에 사상 최고가

씨티, 내년 초 t당 1만3000~1만5000달러로 상향
트럼프 행정부 내년 관세 부과 가능성
관세 부과 전 구리 확보 움직임
세계 최대 광산 생산량 감소

구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공급 부족 우려 등이 겹치며 심리적 저항선인 t당 1만2000달러(약 1779만원)를 돌파했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가격은 t당 1만216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0월 이후 구리 가격은 연이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최근 구리 가격의 급등세는 관세 영향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에 구리에 추가 수입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이에 관세 적용 전 구리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급 부족 우려도 구리 가격 상승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 최대 구리 생산업체인 칠레 국영 광산기업 코델코의 생산량이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데다, 지난 10월 대형 광산에서 사고가 발생하면서 채굴과 일부 공정이 중단된 탓이다.

제프리스 투자은행 연구원들은 "세계 경제성장률(GDP)이 2%에 그쳐도 향후 1년간 구리 시장에서 상당한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관련 인프라 투자도 구리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2030년까지 구리 수요 증가분의 약 60%는 글로벌전력 인프라에서 발생할 전망이다.

씨티는 최근 내년 초 구리 가격 전망치를 t당 1만3000~1만5000달러로 상향했다. AI 인프라 중심의 수요 확대와 제한적인 공급 여건이 겹치면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구리 가격은 올해만 약 37% 상승했다. 2009년 이후 최대 규모의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부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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