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기자
아이들의 근시 증가 속도를 늦추고 합병증을 조기 발견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 나왔다.
한국근시학회
한국근시학회(KMS)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어린이·청소년 근시 예방·관리 가이드라인'을 국내 최초로 공식 발표했다고 23일 밝혔다. 박기호 한국근시학회 회장은 "근시는 조기 진단만으로도 진행을 상당히 늦출 수 있다"며 "이번 권고안이 임상 현장과 가정에서 실제적인 기준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근시를 단순한 시력 저하를 넘어 성인이 될수록 망막박리, 황반변성, 녹내장, 백내장 등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진행성 질환으로 정의했다. 이에 예방을 위해 조기 진단과 생활 습관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하루 2시간 이상의 야외활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야외활동을 병행하는 아이는 실내 활동만 하는 경우보다 근시 진행률이 30~50%가량 감소했다. 이와 함께 올바른 학습 환경 조성도 강조된다. 공부나 독서 시에는 책상과 눈의 거리를 유지하고 바른 자세를 취해야 하며, 스마트기기 사용은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시력 저하를 아이가 스스로 호소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매년 정기적인 안과 진료를 통해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는 부정확한 도수가 근시를 가속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안과 전문의의 검사와 처방을 거쳐야 한다.
고도근시 환자를 위한 합병증 예방 수칙도 다뤄졌다. 고도근시는 단순 시력 문제를 넘어 실명 위험이 있는 망막박리 등 중대 질환의 주요 위험 인자이다. 눈을 비비거나 누르는 등 물리적 자극을 가하는 행동을 삼가야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날파리가 보이는 듯한 비문증 증상이 늘어나거나 빛이 번쩍이는 광시증, 시야 가려짐 및 흐려짐,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 사물이 휘어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고도근시라면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매년 정기적으로 망막, 시신경, 안압 검사 등 전문 장비를 활용한 검진을 받는 것이 합병증 관리의 핵심이다.
한편 한국근시학회는 근시 관련 질환의 예방과 진단, 치료 및 합병증 관리에 관한 연구와 임상 지견 공유를 목적으로 설립된 학술 단체다. 학회는 국내외 안과 전문의를 중심으로 정기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근시 진행 억제와 고도근시 검사법 등 최신 연구와 치료 전략을 통합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의료진의 전문성을 높이고 근시로 인한 실명 위험을 줄여 국민 눈 건강 수준을 향상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번 가이드라인 및 학회 활동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한국근시학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