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주상돈기자
정부가 K푸드(농식품+수산식품) 수출 증가세를 가속하기 위해 관계부처의 가용자원을 총동원하는 '수출 지원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해외 셰프를 대상으로 한 한식 교육을 통해 지속적인 K푸드 성장 기반을 만들고, 할랄식품을 통해 중동 등 유망시장 진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K푸드 수출을 210억달러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aT센터(서울 양재동)에서 'K푸드 글로벌 비전 선포식'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글로벌 K푸드 수출 확대 전략'을 발표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3일 aT센터(서울 양재동)에서 열린 'K푸드 글로벌 비전 선포식'에서 '글로벌 K푸드 수출 확대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농식품부
올해 11월 말 기준 K푸드 누적 수출은 123억4000만달러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올해 목표치는 136억5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6.2% 늘릴 방침이다. 정부는 K푸드 수출을 2030년까지 210억달러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2030년까지 매년 9%씩 수출이 늘어야 가능한 수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는 지난 5년간(2020~2025년) 수출 증가액(36억달러)의 2배를 상회하는 공격적인 목표"라며 "이를 위해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매력제품 발굴·육성과 원스톱 애로 해소, K이니셔티브 융합, 디지털·기술 혁신, 중동 등 유망시장 진출 확대 등 5대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식 알려 해외 소비자의 지속적인 소비 유도= 우선 정부는 글로벌 K푸드 열풍이 해외 소비자의 지속적인 소비로 이어질 수 있도록 민간의 한식 교육·체험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오픈랩형 교육 프로그램인 '수라학교'를 내년에 개설하고, 외국인 대상 한식 커리큘럼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또 CIA(미국)·르꼬르동블루(프랑스)·알마(이탈리아) 등 해외 요리학교 대상으로도 한식 교육과정을 개설·운영할 예정이다.
권역·시장별로 해외 선호와 상품 경쟁력, 농업 동반 성장 등을 고려해 수출 전략품목을 선정하고 집중적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수출 주력 시장인 미국·중국·일본 등은 육류 메뉴에 어울리는 바비큐 소스류와 함께 페어링할 수 있는 전통주, 유자·오미자 등의 과일농축액 등을 기본으로 하고, 현지 시장 동향 등을 고려하여 잠재 품목 등도 확대 지원할 계획이다. 최근 유망시장으로 약진하고 있는 중동시장은 지난 10월에 최초 진출한 할랄 한우와 포도·딸기 등의 신선 과일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유럽연합(EU)은 고부가가치 건강식품과 열처리가금육 등을 전략 품목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또 K푸드 잠재 소비층이 확보될 수 있도록 기업 수요를 토대로 국제협력 사업(ODA)과 연계해 전기·식수 부족 등 현지 특수성을 고려한 국산 쌀과 연계한 영양강화립, 간편식(죽 등), 조제분유, 음료, 에너지바 등의 K푸드 지원품 개발도 지원한다.
전략 품목의 해외 진출을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뒷받침할 수 있도록 민·관 합동으로 K푸드 수출 기획단을 구성해 유망 K푸드 발굴하고 권역별 전략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수출기획단은 ▲수출기업(신선식품·가공식품·푸드테크, 농산업) ▲문화·관광·콘텐츠 ▲할랄 등 해외인증 ▲물류·유통, ▲관세·비관세 등의 분야에서 35명의 민간위원을 위촉한다.
◆'원스톱 수출지원허브' 통해 수출기업 애로해소= 수출 기업의 애로 해소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정부는 분야별 심층 애로 해소 지원을 위해 K푸드 원스톱 수출지원허브를 신설해 수출기업의 상담 창구를 일원화하고, 관계부처와 유관기관 간 핫라인을 개설한다. 또 수출기업의 비관세장벽을 권역(국가)·유형별로 분석·정리하고, 외교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애로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특히 환율 등 대외 불확실성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농식품 수출바우처 지원을 올해 360억원에서 내년 720억원으로 확대하고, 환변동보험 자부담률 완화 등 수출보험 지원과 인증·컨설팅 등 K푸드 수출 특화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17일 서울 명동 에잇세컨즈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케이팝데몬헌터즈 협업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5.12.17 윤동주 기자
◆한국 찾은 관광객 K푸드 소비층 되도록= 정부는 K관광과 콘텐츠, 컬쳐, 소비재 등의 K이니셔티브와의 융합을 통해 인바운드 관광객이 해외 K푸드 소비층이 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우선 지역 관광 자원을 결합한 체험 행사로 K미식벨트를 고도화해 인바운드 관광객이 K푸드 소비자로 확대되도록 할 계획이다. 내년 치킨벨트를 시작으로 해외 관광객의 수요 등을 고려한 제2·3의 한식벨트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협업해 K푸드를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 등 콘텐츠 제작과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를 활용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한류스타·인플루언서 등 K푸드 대사를 임명해 K푸드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할랄' 중동 등 유망시장 진출 확대= 정부는 아랍에미리트(UAE)를 거점으로 중동·아프리카 등 유망시장으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할랄·비건·코셔 등 인증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특수시장 공략도 해 나갈 계획이다.
중동 등 유망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할랄식품 수출협의체'를 국내 인증기관 외에 수출기업까지 참여하도록 확대 개편하고, 국가식품클러스터(익산) 내에 중동 등 유망시장 진출을 지원할 '해외수출지원센터'를 이달 신설한다. 또 한국식품연구원의 해외식품인증지원센터는 알코올 등 성분 분석과 기술지원 등을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K푸드의 비상은 지금부터로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하는 전략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이행되어 우리 수출기업을 든든하게 뒷받침할 것"이라며 "그이 결과가 글로벌 비전과 2030년 수출목표 실현이라는 결과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