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현기자
제조 인공지능(AI) 솔루션 기업 앰버로드가 자체 공정 최적화 시스템을 실제 기업 제조 현장에 적용해 비용 절감 효과를 입증했다.
국내 벤처캐피털(VC)인 스톤브릿지벤처스는 23일 "스톤브릿지벤처스가 투자한 앰버로드가 이차전지 소재 기업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전구체 원료 공정에 AI 기반 공정 최적화 시스템을 적용해 연간 55억원 규모의 비용 절감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전구체 생산 공정은 니켈·코발트·망간 등을 추출하는 24시간 연속 공정이지만, 성분 분석은 하루 3회에 그쳐 공정 내 농도 변화를 실시간으로 반영하기 어려웠다. 그 결과 가성소다, 황산 등 부재료가 이론치 대비 약 22% 과잉 투입되는 비효율이 발생했고, 관련 비용은 연간 약 80억원 수준으로 '불가피한 비용'으로 인식돼 왔다.
앰버로드는 공정 데이터의 실시간 해석과 최적 제어가 어려운 구조가 핵심 원인이라고 보고, 제조 AI 플랫폼 '마이너리포트(MinerReport)'를 적용해 실시간 성분 예측 모델과 부재료 투입량 최적화 가이던스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부재료 투입량이 기존 대비 5.4% 감소했고, 과소 투입으로 발생하던 재작업 손실도 줄어들며 연 55억원 규모의 경제적 효과가 검증됐다.
구축 속도도 강점으로 꼽힌다. 기존 시스템과의 호환성, 도메인 지식 반영, 운영·관리 체계 구축 등으로 AI 도입에 통상 10개월 이상 소요되던 기간을 단축했다. 이를 통해 다수 파일럿 프로젝트를 3개월 이내 가동한 사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밖에 POSCO 제강 공정의 합금철 과잉 투입 저감, KG스틸 아연도금 농도 최적화, 슬러리 분사·건조 공정 최적화 등에서도 연간 수십억원 규모의 재무 성과가 확인됐다. 동서식품, LS엠트론,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등과 협업도 진행 중이다.
제조 현장 내 AI 기술의 빠른 확산에도 그간 실제 즉각적인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드물었다는 점에서, 이번 앰버로드의 실증 결과는 의미가 크다는 게 업계 평가다. 앰버로드는 올해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통합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중기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임언호 앰버로드 대표는 "제조 현장에서 AI의 가치는 직접적인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는지에 달려 있다"며 "원료비 절감과 에너지 저감 등 제조업의 핵심 과제를 해결하는 공정 최적화 AI에 집중해 왔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바로 실행할 수 있는 AI 기술로 제조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최동열 스톤브릿지벤처스 투자부문 대표는 "앰버로드 직접 발굴한 스타트업으로, 다양한 제조 분야로 확대 가능한 확장성 있는 기술력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