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도로시스템 수출…해외 시장 공략 박차

[리빌드 K건설]한국도로공사
방글라 파드마대교·N8 운영·유지
튀르키예 고속도로 투자사업 수주

한국도로공사는 세계 속의 한국의 입지를 점차 넓혀가는 것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공감리나 설계자문 등 단순한 기술용역에서 출발한 해외 시장 공략의 방향성은 고속도로 장기운영사업 등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해외사업 첫해인 2005년 4억원 수준이던 수주액은 올해까지 누적 5488억원으로 늘었다. 현재 12개 나라에서 총 18건을 수행하고 있다. 이 기간 민간기업의 해외 진출을 견인하고, '한국형 도로 시스템의 수출'이라는 새로운 성장 축을 세웠다.

상징적인 성과는 방글라데시 파드마대교와 N8 고속도로 운영·유지관리(O&M) 사업이다. 지능형교통시스템(ITS)·통합 유지관리 체계 등 국내에서 검증된 기술을 현지에 적용했다. 파드마대교는 방글라데시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국책 인프라 사업이다. 2022년부터 5년간 1005억원 규모 운영·유지관리를 도로공사가 단독으로 맡는다. 대교와 연결된 N8 고속도로(총연장 55㎞ 규모)는 현지 최초 유료 도로다.

지난해 10월 튀르키예에서 열린 나카스-바삭세히르 도로투자사업의 금융약정식에서 한국도로공사 관계자 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제공

지난해에는 튀르키예 나카스~바삭세히르 고속도로 투자사업을 수주하며 유럽에도 진출했다. 사업비 2조1000억원 규모로, 도공이 참여한 해외사업 가운데 가장 크다. 튀르키예 북부 마르마라 고속도로 프로젝트 가운데 마지막 8번째 구간으로 31.3㎞ 4~8차로를 새로 짓고, 15년 6개월간 민간이 운영한 뒤 국가로 이관하는 PPP사업이다. 공사는 삼성물산, 현지 1위 건설사인 '튀르키예 르네상스'와 함께 공동 운영을 맡았다.

당초 건설사와 금융기관만으로 컨소시엄이 구성돼 도로운영에 대한 전문성을 보완할 필요가 있었다. 도로공사가 공동출자사로 참여해 사업주의 유지관리 역량을 확보했다. 또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등 주요 투자기관의 신뢰를 얻어 프로젝트가 성사됐다. 이 사업 수주 이후 올해 9월에는 튀르키예 도로청과 도로·교통분야 기술교류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후속 사업인 이스탄불 연결 노선 크날르~말카라 고속도로 O&M 사업 추진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중남미 진출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주개발은행(IDB)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도로교통 부문 협력 MOU를 올해 10월 맺었다. 중남미를 포함한 미주 지역 내 도로 인프라 구축과 스마트 교통, 기후변화 대응 등을 중심으로 협력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에콰도르에서는 도로 개량 사전타당성 조사 사업을 하기 위한 협력 MOU를 지난달 맺었다. 에콰도르 수도인 키토와 최대 항구인 과야킬을 잇는 324㎞ 규모 산악지 도로를 고속도로로 개량하는 사업이다. 도로공사는 민간기업와 사업 착수 후 12개월간 기술적 조사와 경제성 분석 등을 할 예정이다.

공사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해외 수주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나 준비돼 있다면 오히려 기회일 수도 있다"며 "민관 협력을 통한 공격적인 사업 발굴과 전략적 접근으로 'K 도로'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건설부동산부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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