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기자
세계적인 학술지이자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가 올해 과학계의 가장 큰 성과인 '올해의 혁신'에 재생에너지를 선정했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이언스를 발행하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는 "2025년은 인류의 에너지 패러다임에 중대한 전환이 일어난 해로, 태양과 바람에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가 여러 영역에서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 생산을 넘어서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중국 동부 장쑤성 화이안시 진후현의 연못 위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모습. AFP연합뉴스
사이언스에 따르면 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석탄, 석유, 가스 같은 화석연료에 에너지를 의존해왔고, 여기서 배출되는 탄소는 기후 온난화가 가속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런데 올해 전 세계 재생에너지가 태양광과 풍력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해 상반기 동안 전 세계 신규 전력 수요를 모두 충당할 만큼 늘었다. 현재 세계적으로 석탄보다 더 많은 전력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성장에는 중국의 역할이 컸다. 사이언스는 "중국은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리튬 배터리 저장 기술의 대규모 확충을 통해 에너지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 생산과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도국으로서 입지를 확고히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압도적인 제조 역량으로 인해 재생에너지 생산 가격이 낮아지고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다른 지역에서도 소규모 옥상 태양광 시스템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사이언스는 특히 유럽과 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중동, 오세아니아 등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전역에서 수백만 명에게 신뢰할 수 있는 저비용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 동부 산둥성 웨이팡시 인근 태양광 발전소에서 풍력 터빈이 가동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석탄 사용이 여전히 광범위하게 지속되고 있고 기반 시설 병목 현상과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치적 저항 등은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런데도 화석연료에서 청정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점점 가속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가 가장 실용적이고 비용 효율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고 사이언스는 평가했다.
사이언스는 "재생에너지는 이미 중국에서 온실가스 배출 증가 속도를 눈에 띄게 둔화시킨 것으로 입증됐다"며 "이는 지속되는 기후 온난화에 대응하는 데 있어 전 세계적 전환점이 다가오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효율 태양전지와 새로운 배터리 화학 조성 등 추가적인 기술 혁신은 재생에너지의 적용 범위와 효과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중국은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는 상황에도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친환경 산업에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경제 매체 포브스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재생에너지 비율은 2035년 55%를 넘어서고 2050년에는 88%까지 늘어난다. 핀란드의 기후환경 싱크탱크 에너지 청정연구센터(CREA)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전환이 계속될 경우, 핵심 산업 분야에서 우위를 차지한 중국이 창출할 수 있는 경제적 가치는 오는 2035년까지 15조위안(약 2925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