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원에 성매수하더니 결국' 노인 HIV 감염 폭증에 난리난 中

노년층의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감염 폭증이 중국의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이미지. 펙셀스

16일(현지시간) 중국신문주간에 따르면 광둥성과 저장성뿐 아니라, 중국 내 여러 성(省)에서 노년 HIV 감염자와 에이즈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서남부와 화남 지역 일부 성은 특히 심각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전 부주임이자 지난대학 질병예방통제연구원 원장 량샤오펑은 매체에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노년 HIV 감염자와 에이즈 환자 수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며, 조기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HIV에 감염되면 면역세포가 파괴돼 폐렴·결핵·암 등 기회감염 위험이 높아지고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까지 발병할 수 있다.

50세 이상 감염자, 2015년 3만3000명→2022년 5만2000명 증가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에이즈 예방센터 부주임 뤼판 등이 2023년 '중화유행병학잡지'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중국에서 매년 보고되는 50세 이상 HIV 감염자는 2015년 약 3만3000명에서 2022년 약 5만2000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 감염자는 2015년 1만7400여 명에서 2022년 2만7000여 명으로 증가했으며, 주로 서남·화남 지역의 일부 에이즈 유행이 심각한 성에 집중돼 있다.

에이즈 연구에서는 통상 50세 이상을 '노년층'으로 분류한다. 에이즈의 평균 잠복기는 2~10년이다. 화중과기대학 통치의과대학 부속 통치병원 감염과 부주임의사 궈웨이는 매체에 "잠복기 동안 HIV 감염자는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노년 감염자들이 발견되는 경우도, 전형적인 증상 때문이 아니라 다른 질환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수술 전 검사 등에서 '우연히' 밝혀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중국은 독거 노인이 많아지고, 노년층의 성적 욕구는 오랫동안 무시돼 오는 등의 때문에 노년층이 에이즈 성적 전파 네트워크에서 새로운 취약 집단이 되고 있다. 기사 본문과 무관한 사진. 펙셀스

노년 감염자 대부분 노년기에 감염…고령화에 독거노인 증가, 낮은 성의식

여러 전문가들은 최근 증가한 노년 HIV 감염자와 에이즈 환자 대부분이 '노년기에 새로 감염된 사례'라고 지적한다. 노년층에서 감염 비중이 급격히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핵심은 노년층 자체의 감염 위험이 높아졌다는 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독거 노인이 많아지고, 노년층의 성적 욕구는 오랫동안 무시돼 왔으며, 콘돔 사용률은 매우 낮다. 반면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성 건강 교육은 거의 전무하다. 이로 인해 노년층이 에이즈 성적 전파 네트워크에서 새로운 취약 집단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심리적 요인도 있다. 평균 수명이 늘면서 노년 인구 자체가 증가했고, 조기 은퇴와 비교적 안정된 경제 상황 속에서 사회적 관계 방식이 변화했다. 배우자를 잃거나 장기간 무직 상태로 인한 고독과 정서적 결핍이 일부 노년층을 심리적 위안을 찾도록 만들지만, 체면 문제로 인해 정식 경로를 통해 도움을 구하는 것을 꺼린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에이즈 항바이러스 치료가 보편화하고 효과가 뚜렷해지면서, 일부 노년층은 질병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어 "나이가 많으니 별로 무서울 게 없다"는 인식을 갖게 되고, 성관계 시 콘돔 사용을 더욱 꺼리게 된다.

노년층 성 안전의 '붕괴'도 감염 위험을 더욱 키우고 있다. 앞서 언급된 2023년 '중화유행병학잡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2015~2022년 중국에서 새로 보고된 50세 이상 노년 HIV 감염자 가운데 이성 간 성 접촉에 의한 감염이 90%를 넘었으며, 그중 상업적 성행위가 44.8%를 차지했다. 노년 남성 감염자 수는 여성의 약 3배에 달했고, 이들 대부분은 학력이 낮고 농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과거에는 HIV 검사가 주로 동성애 집단을 대상으로 이뤄졌지만, 현재는 상업적 성행위로 인한 신규 감염이 상당하며, 특히 노년층에서 두드러진다.

노년층 성 안전의 '붕괴'도 감염 위험을 더욱 키우고 있다. 기사 본문과 무관한 사진. 아시아경제DB

이성간 접촉 감염 대부분 상업적 성행위 비롯…1만원 미만 업소 찾기도

일부 저가 성매매 업소는 요금이 20~50위안(한화 4200원∼1만원)에 불과해, 중·노년의 사별자나 독거 남성, 기혼 남성들이 몰래 찾는 경우가 많다. 한 지역에 보고된 노년 HIV 사례 대부분은 남성이며, 노년 여성 감염자는 대개 남성 배우자를 통해 전파된 경우라고 한다.

노년층은 HIV에 감염된 뒤 병을 숨기는 경우가 많다. 치료를 받더라도 감염 경로를 명확히 밝히려 하지 않는다. 독거 노년 남성 환자는 가족이 HIV 감염 사실을 알게 될까 두려워 장기간 임의로 약 복용량을 줄였고, 결국 중증 폐렴으로 응급실에 실려 왔다. 그의 아들은 응급실에서야 진실을 알게 됐지만, 노인은 불규칙한 치료로 내성이 생겼고, 여러 감염이 겹쳐 일주일 만에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숨졌다.

대책의 핵심은 감염의 '근원'을 막는 것이다. 노년층 HIV 전파의 주요 원인은 "자신의 감염 사실을 모르고, 성관계 시 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노년 에이즈 방역의 관건은 의사 교육과 홍보 강화를 통해 노년층이 예방 방법을 이해하도록 하고, 고위험 성행위를 한 노년층이 위험성을 인식해 사후에라도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도록 유도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또한 공익사업이나 정부 프로그램을 설계할 때 노년층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이해하기 쉬운 건강 교육을 제공해 자존감과 자기 보호 의식을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건강 교육은 여전히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고 토로한다.

이슈&트렌드팀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