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車 3사 영업익 76% 급감…금융위기 이후 '최악'

올 3분기 영업익, 전년比 급감
中 시장서 고전…시장 점유율 39%→29%↓

독일 자동차 업계가 불황에 빠지면서 영업이익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독일 매체들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르세데스-벤츠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컨설팅업체 EY가 전 세계 19개 완성차 업체의 재무 자료를 분석한 결과, 폭스바겐·BMW·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 3사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17억유로(약 2조95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독일 3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75.7% 급감했다. 같은 기간 일본 업체들의 영업이익은 29.3% 감소했고, 미국과 중국 업체들도 각각 13.7% 줄었지만 감소 폭은 독일 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았다.

EY는 부진의 원인으로 ▲고급차 라인업 경쟁력 약화 ▲미국의 관세 정책 ▲불리한 환율 효과 ▲전기차 투자 비용 증가 ▲구조조정 비용 등을 꼽았다. EY 자동차 부문 전문가 콘스탄틴 갈은 "이 모든 요인이 독일 자동차 업체들에 '퍼펙트 스톰'을 몰고 왔다"고 진단했다.

독일 자동차 업계는 특히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산업의 급성장과 경기 둔화가 겹치면서, 중국의 고소득층 소비자들이 독일산 고급차에서 등을 돌리고 있어서다.

독일 자동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20년 3분기 39.4%에서 올해 3분기 28.9%로 떨어졌다. 2012년 이후 최저치다. 폭스바겐 산하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셰는 중국 내 대리점 수를 144곳에서 80곳으로 줄였다.

수익성이 악화되자 독일 업체들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는 한편, 내연기관차 라인업을 다시 강화하며 전기차 전환 속도를 늦추고 있다. 독일 정부 역시 유럽연합(EU)에 2035년부터 역내 내연기관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겠다는 계획을 재검토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갈은 "전기차가 빠르게 성장할 거라는 기대는 거의 실현되지 않았고 최소한 서양 시장에서는 판매량이 조금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부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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