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총격범에 다가가 몸싸움, 총 뺏은 43세 과일장수…'진정한 영웅'

현장 영상 SNS 통해 빠르게 확산
맨손으로 총격범 뒤에서 제압해
호주 총리 "이 사람들이 진짜 영웅"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발생한 대규모 총기 난사 사건 당시 맨손으로 총격범을 제압한 시민의 용감한 행동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5일 연합뉴스는 BBC 등 외신을 인용해 전날 시드니 유명 해변인 본다이 비치에서 열린 유대교 전통 축제 '해변 하누카(Hanukkah)' 행사 도중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후 6시30분쯤 괴한들이 군중을 향해 총격을 가하면서 최소 16명이 숨지고 40명이 부상을 입는 참사가 벌어졌다.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던 용의자 1명도 현장에서 사망했다.

호주 시드니 총기 난사 총격범을 제압하는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의 모습. SNS

이 혼란 속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총격범을 제압한 인물은 43세의 평범한 시민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로 확인됐다. 공개된 영상에는 총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 남성이 총격범 뒤로 조심스럽게 접근해 몸싸움을 벌인 끝에 총기를 빼앗는 장면이 담겼다. BBC 보도에 따르면 아흐메드는 총소리를 듣고 자신이 운영하던 과일 상점에서 나와 상황을 살폈고, 주차된 차량 뒤에 몸을 숨긴 채 기회를 엿보다가 불특정 다수를 향해 총을 쏘던 범인을 뒤에서 덮쳤다. 그는 총격범의 목을 붙잡고 격렬한 몸싸움을 벌인 끝에 총을 빼앗는 데 성공했다.

총기를 빼앗긴 총격범은 뒷걸음질 치며 현장을 벗어났고, 아흐메드는 총을 내려놓은 뒤 두 손을 들어 흔들며 현장에 접근하던 경찰에게 자신이 범인이 아님을 알렸다. 이 과정에서 그는 팔과 손에 각각 총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받았으며, 현재는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아흐메드는 지역에서 과일 상점을 운영하는 평범한 시민으로, 아랍·중동계 이민자로 추정된다. 그의 용감한 행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고, 전 세계 누리꾼들은 "진정한 영웅"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많은 호주인이 타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위험 속으로 뛰어드는 모습을 보았다"며 "그들의 용기가 수많은 생명을 살렸다"고 평가했다.

호주 시드니 총기 난사 총격범을 제압하는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의 모습. SNS

한편 이번 총기 난사 사건의 또 다른 충격적인 사실도 드러났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경찰 조사 결과 용의자 2명은 50세 아버지와 24세 아들로 부자 관계인 것으로 확인됐다. 앨버니지 총리는 이번 사건을 유대인 공동체를 겨냥한 증오 범죄로 규정하며, 대응을 위해 필요한 모든 자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슈&트렌드팀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