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레이더 조준 비판 日에 '피해자 역할 과장' 역공

中 "오만방자한 공연 결국 막 내릴 것"
"장거리 훈련, 국제법과 관행 따른 것"

중국군 항공모함 함재기가 오키나와 인근 공해상에서 일본 전투기에 '레이더 조준'을 한 일이 중·일 갈등의 새 국면으로 떠오른 가운데, 중국 당국이 '일본 책임론'을 부각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중국 신화통신 계열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뉴탄친'은 8일 '레이더 조준' 갈등을 언급하면서 "중·일 투쟁이 2단계로 진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주에서 열린 중·일 정상회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만난 모습. 연합뉴스.

이어 "일본이 새로운 사건을 만들어 초점을 옮기고 국면을 이탈하거나 흔들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면서 "국제적 게임은 바둑과 같아서 한쪽이 수세에 몰리면 다른 곳에 수를 두고 판을 어지럽히려고 한다"고 썼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6일 오후 오키나와섬 남동쪽 공해 상공에서 중국군 J-15 함재기가 일본 항공자위대 F-15 전투기에 레이더를 조사(照射·겨냥해서 비춤)했다며 중국에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7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강력히 반발하면서 '일본 방문 자제령'이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등 압박 카드를 연이어 꺼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본은 중국군의 공세적 행동을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하며 비판에 나섰다. 일본은 중국 군용기의 영공 침범을 막기 위해 일본 군용기가 감시 임무에 나섰지만, 중국이 공격 태세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뉴탄친은 "중국이 강하게 나오고 일본은 '피해자' 역할이라는 인상"이라며 "언어의 전장은 종종 현실의 교전을 앞서는데, 서사의 끈을 장악하는 쪽은 여론의 방향을 이끌려고 시도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다카이치 사나에의 잘못된 발언에서 서방 국가들은 기본적으로 침묵을 유지했지만, 일본이 계속해서 자신의 '피해자 역할'을 과장한다면 서방 국가들은 어쩔 수 없이 입장을 내고 일본 편에 서서 중국을 비난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중국은 두려워하지 않지만, (그렇게 되면) 물을 흐리고 초점을 옮기려는 일본의 목적은 철저히 달성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강한 불만을 표하는 동시에 일본의 다음 행보를 경계해야 한다면서 "오만방자한 공연은 결국 막을 내릴 것이고, 침묵 속에 간 칼날과 확고한 행동이야말로 최종적으로 역사를 새길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전날 고이즈미 방위상의 발언 이후 국방부·외교부가 차례로 반박 입장을 냈다. 중국 국방부는 "일본은 중국의 행동을 악의적으로 감시하면서 소란을 피웠고, 여러 번 항공기를 보내 중국이 설정·공포한 훈련 구역을 침범했으며 사후에는 중국의 정상적인 행위를 무고했는데 이는 도적이 도적 잡으라고 고함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상황에서 일본이 이른바 '레이더 조사' 문제를 선전하는 것은 흑백을 뒤집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면서 "긴장 정세를 과장하고 국제 사회를 오도하는 것으로 완전히 다른 속셈이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장하오 주일대사는 지난달에 이어 또 일본 외무성을 찾아가 직접 항의했다.

중국 해군 대변인 왕쉐멍 대령은 중국 전투기 비행 훈련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훈련 구역은 사전에 공지되었다고 밝혔다. 장샤오강 국방부 대변인 역시 "장거리 훈련은 국제법과 관행에 따른 것"이라면서 "일본이 중국의 행동을 악의적으로 감시하고 교란한 후, 중국이 정상적인 작전을 수행했다고 거짓 비난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솥이 솥을 검다고 비난하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비판했다.

이슈&트렌드팀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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