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영기자
중국의 한 유명 인플루언서가 남자친구를 만나고 오겠다며 캄보디아로 향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 현지에서 납치·감금 사건이 잇따르고 있어, 범죄 연루 의혹이 커지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연락이 두절된 중국 인플루언서. 더우인 캡처
17일 봉황망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팔로워 11만 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 '오렌지 언니'(본명 청쯔제제)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로 출국했다. 현지에서 식당을 운영한다는 남자친구 '브라더 롱'을 만나기 위한 일정이었다.
청쯔제제는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현재 캄보디아에 있으며, 13일 귀국 항공권을 예매했다"고 반복해 알렸다. 그러나 12일을 기점으로 모든 연락이 끊어졌다. 휴대전화는 꺼져 있고 중국 입국 기록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매체는 전했다. 마지막 접속 IP 역시 캄보디아였다.
청쯔제제의 남자친구도 함께 연락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남자친구는 식당을 운영한다고 주장했지만, 현지 누리꾼들은 해당 지역이 온라인 사기 조직의 거점지역이라는 점을 들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캄보디아 서남부 해안 도시인 시아누크빌은 올해 8월 한국 대학생 박모씨가 숨진 채 발견돼, 국내에도 잘 알려진 지역이다.
가족들은 즉시 수사당국에 신고하고, 중국 외교부와 주 캄보디아 대사관에 긴급 지원을 요청한 상황이다. 가족은 "최근 그의 감정 상태는 매우 안정적이었고, 가족·지인 관계에서도 갈등은 전혀 없었다"며 자발적 잠적 가능성을 일축했다.
캄보디아에서 연락이 두절된 중국 인플루언서. 더우인 캡처
한편 법무부는 최근 우리 국민이 캄보디아 현지에서 취업 사기, 불법 감금 등 피해를 보는 사례가 지속해서 발생함에 따라 인천공항에서 캄보디아로 출국하는 국민에 위험을 안내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캄보디아로 출국하는 국민이 법무부 자동 출국심사대를 통과할 때 모니터 화면에 안내 문구나 영상이 표출돼 위험에 대한 시각적 안내가 이뤄진다. 유인 심사대에서도 출입국 관리공무원이 캄보디아행 출국 국민에게 '캄보디아 방문주의 안내문'을 배포한다. 현재 보코산 지역과 바벳시, 포이펫시는 '여행 금지'가, 시하누크빌주는 '출국 권고'가 발령돼있고, 나머지 지역에도 여행경보가 내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