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해고를 통보받은 인텔(Intel) 직원이 회사 기밀을 빼돌리는 일이 벌어졌다. 인공지능(AI) 반도체에서 뒤처진 인텔이 기밀 유출로 또 다시 악재를 만났다.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서부 연방지법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자사 엔지니어였던 진펑 뤄(Jinfeng Luo)를 상대로 훔친 기밀 정보를 반환하고 손해를 배상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인텔이 제출한 소장을 보면 2014년부터 인텔에서 근무했던 뤄는 지난 7월 초 해고를 통보받은 뒤 회사 컴퓨터에서 1만8000건에 달하는 자료를 내려받았다. 뤄는 반도체를 설계하고 검증하는 데 사용하는 '전자설계자동화'(EDA)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엔지니어였다. 이 때문에 기밀 자료에 접근할 권한이 있었다.
그는 처음에는 외장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로 파일을 옮기려 했지만 시스템이 이를 차단하자 해고 나흘 전 개인용 네트워크 저장장치(NAS)를 연결하는 수법으로 자료를 빼돌렸다. 뤄가 빼돌린 자료에는 자사의 사업 정보와 기밀 정보가 포함됐으며, 그 가운데는 최고 기밀(Top Secret)로 표시된 것도 있었다.
이후 인텔은 전화와 이메일, 우편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뤄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그는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은 채 연락을 두절했다. 다만 인텔은 소장에서 기밀이 외부에 유출된 정황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인텔은 법원에 뤄가 취득한 기밀 정보를 반환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그가 해당 정보를 사용하거나 복사·전송·공개하지 못하도록 하고, 증거를 삭제·파기·변경하지도 못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뤄를 상대로 최소 25만 달러(약 3억6000만원)의 손해배상과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인텔은 수년간 겪은 경영난을 이유로 지난 4~7월 수만 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시행했는데, 뤄도 그 당시 해고를 통보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