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실탄 사용 허가…기동대 투입에도 주민 위협 지속되자 특단의 조치 내린 日

흉악범 제압용 총기 '야생동물 퇴치용'으로 확대
아키타·이와테현에 전문 사격팀 파견

일본 북부 지역에서 잇따른 곰 습격으로 사망자가 늘어나자 정부가 자위대에 이어 경찰 기동대까지 동원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7일 일본 주요 언론에 따르면 경찰청은 곰 출몰이 빈번한 마을 인근에서 총기를 사용해 퇴치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기존에는 총기 사용이 흉악범 제압 등으로 제한돼 있었지만, 주민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이 지속되자 예외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5일, 일본 아키타현 가즈노에서 일본 자위대(JSDF) 대원들이 곰 덫을 설치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조치로 아키타현과 이와테현에는 전문 인력을 중심으로 한 대응팀이 추가 배치된다. 각 팀은 지휘관, 사격요원, 행정협력 담당자 등 4명으로 구성되며, 오는 13일부터 본격적인 퇴치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경찰은 해당 지역에서 두 개의 팀을 운영해 순찰과 사격 훈련을 병행할 계획이다.

파견 인력은 원래 테러 대응 임무를 맡던 경찰 기동대 소속으로, 곰의 습성과 행동 패턴을 익히기 위한 현장 교육을 거쳐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지역 주민들은 경찰 투입 소식에 안도감을 보이면서도 "곰이 워낙 기민해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신중한 반응도 내놨다.

앞서 자위대도 아키타현의 요청으로 지원에 나섰다. 다만 자위대는 총기를 사용하지 않고, 덫 설치와 포획된 곰의 이동 등 보조 업무를 담당한다. 대원들은 방탄조끼와 방패, 곰 퇴치용 스프레이, 긴 봉 등을 갖추고 안전 임무에 투입된다.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지난 4월 이후 곰 습격으로 숨진 사람은 13명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곰 출몰 건수는 2만 건을 넘었으며, 이미 지난해 연간 수치를 초과했다.

현지 언론은 "올해 너도밤나무 열매가 극심한 흉작을 보이면서 곰이 먹이를 찾아 민가로 내려오는 사례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일부 택배회사는 홋카이도와 도호쿠 지방의 배달원들에게 곰 퇴치용 스프레이를 지급하기 시작했으며, 지방자치단체들은 중앙정부에 추가 재정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라며 "필요한 대책을 신속히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슈&트렌드팀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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