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미국 워싱턴주에서 90대 노부부가 같은 날 숨을 거둔 일이 뒤늦게 밝혀졌다. 부부 중 아내는 말기 심장 질환을 앓는 환자였는데, 두 사람은 의논 끝에 의사의 조력으로 생을 마감하는 이른바 '존엄사'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매체 '피플'에 따르면 워싱턴주에 거주하는 에바 뉴먼, 드루스 뉴먼 부부는 2021년 8월13일 의료진의 조력으로 사망했다. 부분의 딸인 코린 그레고리 샤프씨가 사망 과정을 도왔다고 한다.
2021년 8월 함께 생을 마감하기로 한 90대 미국인 부부. 피플 홈페이지
부부 중 아내인 에바는 2018년 대동맥판막협착증 진단을 받은 환자였다. 의료진은 수술이 가능하다고 밝혔으나, 에바는 성공 확률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그는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고 투병 생활을 이어왔다. 그러나 일상생활 도중 낙상 사고로 사태가 급격히 악화하자, 결국 존엄사를 신청했다.
한편 남편인 드루스는 "아내가 먼저 가면 나는 어떻게 살지 모르겠다"며 괴로워했고, 결국 아내와 함께 존엄사를 택했다. 의료진은 최종적으로 부부의 동반 존엄사를 승인했다. 두 사람은 최후의 날로 2021년 8월13일 금요일을 택했다. 사망 당일까지 마지막 일주일은 딸과 함께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딸 코린은 "어머니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아버지는 아내 없는 삶을 두려워했다"며 "결국 두 사람은 함께 두려움을 이겨낸 것이다. 그건 두려움이 아닌 사랑의 완성"이었다고 회상했다.
부모를 떠나보낸 뒤 수년 만에 이를 밝힌 이유에 대해서는 "죽음에 대해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떠날 때가 왔다면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에선 워싱턴주를 비롯해 오리건주, 캘리포니아주 등 10개 주에서 조력 사망을 허용한다. 다만 환자 본인, 의사의 확인 및 심사 절차를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